​​지난 7월 1일 중국 수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쉬자인 에버그란데(헝다)그룹 회장. /사진=에버그란데그룹
​​지난 7월 1일 중국 수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쉬자인 에버그란데(헝다)그룹 회장. /사진=에버그란데그룹

중국 최대 재벌 기업 가운데 하나인 에버그란데(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졌다. 지난 17일 기준 에버그란데가 발행한 2022년 3월 만기 달러화 채권 가격은 액면가의 30% 이하로 떨어졌다. 헝다그룹의 일부 금융상품에 대한 뱅크런(bank run·예금인출사태)까지 발생했다.

에버그란데는 채권 발행 등으로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고, 그것을 밑천으로 부동산 개발과 해외 자산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 방법으로 급성장했다. 이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1990년대 초 일본의 부동산 버블을 방불케 하는 중국의 부동산 호황에 힘입어 대성공을 거뒀다. 허난성 빈민촌에서 태어나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을 키워낸 쉬자인 에버그란데 회장은 '신화'로 통했다.

과도한 부채가 발목을 잡았다. 중국 정부가 에버그란데그룹의 주요 사업인 부동산 시장을 옥죄고, 코로나 사태까지 터지면서 자금 사정이 빠르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중국 회사채 부도가 급증하는 가운데 에버그란데 채권도 정크(투자부적격) 취급을 받았다. 결국, 지방 공기업에 자사주 46억달러(약 5조4000억원)어치를 팔아 급한 불을 껐지만 사정은 계속 악화했다.

에버그란데그룹 산하 전기차 회사가 개발한 시제품에 탑승한 쉬자인 회장. 에버그란데그룹은 전기차 사업을 명분으로 부동산과 상업시설을 개발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달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로 몰리고 있다. /사진=에버그란데그룹
에버그란데그룹 산하 전기차 회사가 개발한 시제품에 탑승한 쉬자인 회장. 에버그란데그룹은 전기차 사업을 명분으로 부동산과 상업시설을 개발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달하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로 몰리고 있다. /사진=에버그란데그룹

앞으로 에버그란데의 운명은 중국 공산당 정부가 쥐게 됐다. 중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고려해 대마불사(Too big to fail)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구제를 포기할 것인지 시진핑 정부에 모든 것이 달렸다. 에버그란데를 구제하고 정부 주도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이 중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무조건 지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빈부 격차 확대의 상징인 에버그란데그룹을 공적자금으로 되살리면 시진핑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에버그란데와 비슷한 경로로 급성장한 중국 안방(安邦)보험은 이미 지난해 그룹 자체가 해체됐다.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은 경제사범으로 구속됐고, 회사의 모든 경영권은 중국 금융당국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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