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비둘기파 타협점 찾는 게 우선...테이퍼링 발표는 11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파월 의장이 코너에 몰렸다."

다이앤 스원크 그랜트손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음주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처지를 이렇게 표현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맞물린 공급난 여파로 경제 성장세는 기대만 못해졌고, 인플레이션 위협이 지속되면서 파월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작점이 될 양적완화(자사매입) 축소(테이퍼링)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켓워치는 17일(현지시간) 스원크의 말을 전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8명의 의견이 대략 반반으로 갈린다고 지적했다. 

절반은 차라리 일찌감치 테이퍼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매파'로 불리는 이들은 미국 경제가 이미 물가·고용 면에서 연준이 테이퍼링의 전제로 삼은 '상당한 진전'(substantial progress)을 이뤘다고 본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공급난 등의 영향으로 경제가 다소 고전하는 듯 하지만, 이는 양적완화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게 매파들의 생각이다. 

반면 매파 대척점에 서 있는 '비둘기파'는 노동시장 지표를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시간을 두고 수요가 경제 성장세를 계속 떠받칠 수 있을지를 고용지표로 확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장부산 자산 추이(백만달러, 음영부는 경기침체기, 급증세는 양적완화 반영)/자료=FRED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장부산 자산 추이(백만달러, 음영부는 경기침체기, 급증세는 양적완화 반영)/자료=FRED

◇다음주엔 타협점 찾기...테이퍼링 발표는 11월 

마켓워치는 상황이 이런 만큼 오는 21~22일 FOMC 정례회의에서 파월 의장은 양쪽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타협을 이뤄야 할 것으로 봤다. 월가에서는 '경제가 최근의 행보를 지속하면 올해 말에 테이퍼링의 전제(상당한 진전)가 충족될 것'이라는 정도의 타협이 가장 그럴싸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준이 적어도 다음주에는 테이퍼링 발표 없이 테이퍼링이 임박했다는 신호만 발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엘렌 젠트너 모건스탠리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11월에 테이퍼링을 공식 발표하고, 12월부터 실제로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셸 마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같은 이는 연준이 11월에 테이퍼링을 발표하는 동시에 자산매입 규모 축소에 나설 것으로 봤다.

◇매파 주장대로...연내 테이퍼링 나서야 하는 이유

젠트너는 테이퍼링이 매파들의 시간표대로 될 공산이 크다며, 매파들이 조기 테이퍼링을 원하는 건 테이퍼링을 연내에 시작해야 내년 중반까지 양적완화를 완전히 끝낼 수 있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그래야 내년 말에 필요하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켓워치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향후 경제지표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재촉하면 테이퍼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방침을 따로 밝힐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담은 지난 6월 점도표/자료=연방준비제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담은 지난 6월 점도표/자료=연방준비제도

◇기준금리 인상은?...점도표에 쏠린 눈

다음주 회의에서 새로 발표될 점도표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준다. 

지난 3월 점도표는 팬데믹 사태 이후 첫 금리인상 시기를 2024년 이후로 봤지만, 6월 점도표는 2023년 말에 0.25%포인트씩 최소 두 차례의 금리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2022년 금리인상을 예상한 이는 18명 가운데 7명뿐이었는데, 이번에 2명 이상이 합류하면 2022년 첫 금리인상 전망이 대세로 부상하게 된다.

월가에는 이번에도 점도표에 반영된 첫 금리인상 전망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는 이가 적지 않다. 다만 블룸버그의 최신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지난 10~15일 실시)에서는 새 점도표가 시사하는 금리인상 시기가 6월과 달라지지 않을 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기준금리가 2022년 말까지 현 수준(0~0.25%)에서 유지되다가 2023년 말 0.50~0.75%(중간값 기준), 2024년 말 1.25~1.50%로 오를 것으로 봤다. 0.25%포인씩 2023년에 두 차례, 2024년에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상한 셈이다. 

테이퍼링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7%가 11월, 21%는 12월에 발표가 있을 것으로 봤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