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첫 '기후변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저탄소 경제 이행 비용<기후변화 비용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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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22일(현지시간) 첫 기후변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저탄소 경제로 이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 기후변화의 대가보다 적다는 게 결론이다.

ECB는 역내 230만개 기업과 1600개 은행의 자료를 근거로 세 가지 시나리오가 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전 세계 190여개국이 2015년 채택한 파리협정의 목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파리협정은 산업혁명 이후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폭을 2도보다 상당히 낮게 유지하자는 게 골자다. 더 가깝게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는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해 기온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한다는 목표다.

유럽연합(EU)은 지난 7월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중간단계 조치로 2030년까지 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감축하기 위한 정책 패키지, '핏 포 55'(Fit for 55)를 공식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2일(현지시간) 처음 낸 기후변화 스트레스테스트 보고서 표지/사진=유럽중앙은행
유럽중앙은행(ECB)이 22일(현지시간) 처음 낸 기후변화 스트레스테스트 보고서 표지/사진=유럽중앙은행

첫 번째 시나리오는 질서정연한 저탄소 경제 이행을 통해 산업혁명 이후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1.5도로 제한하는 경우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무질서한 이행. 2030년까지 저탄소 경제 실현을 위한 행동을 미루다 지구 기온 상승폭을 2도로 제한하느라 허겁지겁 정책 전환에 나서는 경우다. 그만큼 큰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지구온난화에 더 이상 대응하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한 마지막 시나리오는 이번 세기 말까지 산불과 홍수 등 더 빈번하고 극심한 자연재해를 예고했다. 이에 따른 비용이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비해 저탄소 경제 이행 과정에서 드는 비용은 유로존 GDP의 2%를 넘지 않을 것으로 ECB는 내다봤다.

ECB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담은 보고서에서 "(저탄소 경제) 이행에 따른 단기적인 비용을 제한받지 않는 기후변화의 중장기적 비용과 비교하면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질서정연한 저탄소 경제 전환 과정에서는 4~5년에 걸쳐 유로존 기업들의 채무 부담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평균적으로 커지고, 수익은 줄 겠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탄소세, 친환경 기술 도입 등에 따른 비용 탓이다. ECB는 다만 이 기간이 지나면 저탄소 경제의 이익이 실현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했다.

저탄소 경제 이행이 무질서하게 이뤄지면 2050년까지 기업들의 수익이 20% 넘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디폴트 가능성도 2% 이상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구온난화에 손을 놓는 경우에는 기업 수익이 40% 줄고, 디폴트 가능성은 6%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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