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신성장 동력으로…규제 완화로 시장 기회 확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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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동물의약품 시장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질병 관리 등의 수요 증가로 관련 시장의 성장제가 지속되면서 동물의약품의 제약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동물의약품시장은 지난 2023년 약 1조3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2032년에는 20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2023년부터 인체용 의약품 제조시설을 동물용 의약품 생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 것도 제약업계에게는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동물의약품 사업 진출 및 신제품 개발에 따른 초기 투자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관련 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유유제약이다. 유유제약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동물의약품 제조·판매업'을 추가하며 사업 확장을 공식화했다. 유유제약은 최근 미국 반려동물 신약 개발사와 커뮤니티 서비스 기업에 총 12억4000만원을 투자하며 글로벌 협력 기반도 마련했다. 대표 비타민C 제품 '유판씨'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멍판씨', '냥판씨' 등 반려동물용 제품 상표도 출원하며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반려동물 의약품·건기식 부문이 새로운 성장엔진 역할을 할 것이란 게 유유제약의 기대다.

삼진제약도 펫 헬스케어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지목했다. 삼진제약은 최근 정관 변경을 통해 동물의약품, 동물건강기능식품, 사료 제조·도소매 등까지 사업 목적을 넓혔다. 기존 컨슈머헬스본부의 일반의약품·건기식 개발 역량을 반려동물용 제품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세우고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문 위탁생산업체와 협업하는 방식을 택했다. 온라인 유통 채널 강화와 기존 소비자 네트워크 활용을 통해 빠른 시장 안착을 도모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의약품·건강기능식품·사료까지 아우르는 '풀 포트폴리오'를 갖추며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를 시작으로 관절염 주사제 '애니콘주', 반려견 유선종양 대상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 등을 연이어 내놓으며 전문의약품 영역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윌로펫', 동물병원 전용 브랜드 '유한벳' 등을 운영하며 종합적 반려동물 헬스케어 체계를 갖춘 모습이다.

대웅제약은 자회사 대웅펫을 중심으로 전문화된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인체용 '우루사'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간 기능 개선제 'UDCA정'을 출시했으며 반려동물 만성질환에 대해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기술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동물용 의약품 임상시험과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사업까지 확장하는 등 전문의약품 중심의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영양제 브랜드 '벳플'을 론칭하며 반려동물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관절·눈·스트레스 케어 등 반려견 제품과 헤어볼·요로케어 등 반려묘 제품을 갖춘 데 이어 장·구강 건강 제품 '벳플 락토덴탈'까지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영양제 중심의 펫 헬스케어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조아제약 역시 정관 변경을 통해 동물용 의약품·사료 사업을 새롭게 추가하고 시장 진입에 나섰다. '잘크개' 브랜드를 출시해 덴탈·피부·장·관절 케어 제품 등 6종 라인업을 공개했으며 기존 어린이 영양제 '잘크톤'의 인지도를 반려동물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회사는 펫 헬스케어 분야가 정체된 매출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네릭 경쟁 심화, 약가 규제 강화, 연구개발비 증가 등으로 성장성이 둔화된 상태지만 고령 반려동물 증가와 건강관리 고도화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동물의약품·영양제시장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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