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진용을 짠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 연합을 맹추격하기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8일 포드와 설립한 '블루오벌SK'에 114억달러(약 13조5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43GWh, 86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 지분은 50%다.
새로운 공장이 완공되는 2025~2027년,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내년 양산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인 조지아주 1·2공장을 포함해 연간 총 15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72.6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의 아이오닉5 전기차 200만대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포드는 전기 픽업트럭 'F' 시리즈 생산공장도 테네시 배터리 공장 옆에 짓는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5.1%로 CATL,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삼성SDI, BYD에 이어 6위에 그쳤다. 하지만 미국 공장이 완성되고 한국과 중국, 헝가리에 있는 기존 공장을 합하면 단숨에 1위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업체로 거듭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조 바이든 정부의 환경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자동차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기차 보조금과 전기차 공장 유치 등에 1740억달러(약 206조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또한 미국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오는 2025년 7월부터 북미 이외 지역에서 생산한 배터리 제품에 관세 혜택을 주지 않는 것도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추가 건설하는 배경이다. 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미국에서 생산하더라도 한국과 중국 등 다른 지역에서 공수한 부품 사용을 일정한 비율 아래로 유지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의 미국 공장 계획이 구체화하면서 미국 배터리 시장 장악을 위한 LG에너지솔루션과의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GM은 2025년까지 전기차 연간 판매량을 10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차를 아예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법인인 얼티엄 셀즈를 통해 조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