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의 '2021 지속 가능 금융·투자 조사' 중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확대를 막는 요인에 대한 대답. ESG 인력난을 호소하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자료=HSBC
HSBC의 '2021 지속 가능 금융·투자 조사' 중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확대를 막는 요인에 대한 대답. ESG 인력난을 호소하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자료=HSBC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가운데 아시아 금융 업계가 관련 인력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 금융그룹 HSBC가 최근 2000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2021 지속 가능 금융·투자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 금융기관 가운데 ESG 인력난을 호소한 비율은 전체의 40%로 지난해보다 14%p 올랐다. 

국가별로는 중국(43%)과 싱가포르(41%)가 ESG 인력난이 가장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콩(27%)은 상대적으로 인력이 풍부했다. 인력난과 더불어 ESG 데이터 비교의 어려움, 규제 등 법적 제약, 투자 기회 부족 등이 ESG 금융 확대의 걸림돌로 꼽혔다. 

영국계 투자회사 애버딘의 다니엘 웰시-로즈 ESG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히 당국이 친환경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ESG 인재 쟁탈전이 심하다"며 "이는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규모의 도전이 되고 있다"고 했다. 

6067억달러(약 719조원) 자산을 운용하는 애버딘은 지난 7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지속 가능 연구소를 설립했으며, 현재 50여명의 ESG 인력이 일하고 있다. 앞으로 4명을 더 고용할 계획이다. 

조사에서는 또 아시아 기관 투자자의 39%만 전사적인 ESG 투자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기관 투자자의 91%, 미국은 72% 가까이 전사적으로 ESG 투자 전략을 세운 것과 비교된다. 

다만, 아시아 금융기관의 72%는 지난해보다 올해 ESG 분야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ESG 투자 규모를 키우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월 우정사업본부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을 사회책임형 국내주식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회책임투자펀드란 투자 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 기업의 재무적 지표와 함께 사회적 책임, 환경, 사회 등을 고려한 펀드를 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안에 ESG 통합 부서를 신설할 계획이며, ESG 평가 시스템 구성을 위해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다. KB자산운용은 ESG 위원회를 운영하고, ESG 전담 부서인 ESG&PI를 새로 만드는 등 ESG 역량을 강화했다. 대만의 국민연금인 노동보험기금도 이달 480억대만달러(약 2조원) 규모의 사회적책임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모집을 위해 자국 내 6개의 자산운용사 모집 공고를 냈다. 

건물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 /사진=픽사베이
건물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 /사진=픽사베이

한편, 이번 조사에서 아시아 채권 투자자의 63%가 ESG 채권 투자에 관심을 보였다. 이 가운데 18%는 이미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자가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태양광이 30%로 가장 많았으며, 수자원 인프라 관련이 27%로 뒤를 이었다. 풍력(21%)과 스마트시티·그리드(20%), 전기차(20%) 순이었다. 

조나단 드류 HSBC ESG 솔루션 부문 책임자는 "ESG 금융은 아시아 기업과 투자자가 성장을 위해 아직 사용하지 않은 거대한 기회"라며 "기후 위기에 가장 취약한 지역 중 하나인 아시아가 지속 가능하고, 탄소 배출이 적은 경제 성장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핵심"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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