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올해 50% 올라...골드만삭스, 연말 90달러 예상
유럽 천연가스 300%↑...기대인플레 자극 통화긴축 재촉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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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타격이 컸던 국제 원유시장이 V자형 회복세를 뽐내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는 이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올해 말 국제유가 전망치를 큰 폭으로 높여 잡은 게 대표적이다. 이 은행은 지난 26일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가격이 올해 말 배럴당 9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종전 전망치는 80달러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전망치도 배럴당 77달러에서 87달러로 높였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27일(현지시간) 각각 배럴당 75.45달러, 79.53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7년, 브렌트유는 3년 만에 최고치다. 브렌트유 가격은 올 들어 50% 넘게 올랐다.

자료=인베스팅닷컴
자료=인베스팅닷컴

골드만삭스는 투자노트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유가 강세 전망을 유지해왔다"며 "최근의 글로벌 원유 수급 불균형이 예상했던 것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원유 수요가 공급을 훌쩍 웃돌아 국제유가가 훨씬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올해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이 300% 치솟았다며, 국제유가 상승이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추겨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을 재촉할 수 있다고 봤다.

국제유가는 팬데믹 사태가 터지면서 급락했다. WTI는 지난해 4월 한떄 배럴당 -40달러까지 추락했을 정도다.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사태였다.

그 사이 석유업계와 주요 산유국들은 원유 생산을 극적으로 줄였다. 공급이 아직도 수요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는 건 당시 줄인 공급량을 회복하지 못한 탓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원유 수급 불균형이 수개월 안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봤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의 증산 의지와 능력만으로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엔 그 규모가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CNN비즈니스는 미국 백악관이 OPEC+에 증산 속도를 높여 달라고 요청했지만, OPEC+는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셰일업계가 생산 재개에 나섰지만,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의 충격으로 멕시코만 생산시설이 한동안 멈춰섰다고 지적했다. 이 여파로 미국 원유 재고가 2013년 이후 최소로 쪼그라들기 쉽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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