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투자 바람이 한창이다. 인터넷상의 3차원(3D)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는 차세대 인터넷환경, 이른바 '웹3'의 핵심기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메타버스 투자가 본격화하는 데는 페이스북 효과가 주효했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10월 회사 이름을 '메타플랫폼스'로 바꾸기로 하면서 메타버스 투자 수요를 자극했다. 

주목할 건 메타플랫폼스가 최근 최악의 궁지에 몰렸다는 점이다. 지난 2일 부진한 분기실적을 발표해 이튿날 주가가 26% 추락했다. 하루 시가총액 증발액이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인 2376억달러(약 285조원)에 달했다. 페이스북은 특히 지난해 4분기에 메타버스 사업에서 100억달러의 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미국 인터넷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 12일 메타플랫폼스의 주가가 폭락하고, 암호화폐시장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지난해 11월 고점에서 반토막 난 상황이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좋든, 싫든 메타버스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도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 은행의 마니시 니감 글로벌 섹터 리서치 헤드는 최신 투자노트에서 "메타버스는 궁극적으로 기술, 미디어, 통신 부문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봤다. 그는 메타버스의 부상이 콘텐츠 기업과 특히 반도체, 하드웨어 부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메타버스 핵심은 콘텐츠+'반도체·하드웨어' 

니감은 반도체업종의 글로벌 시가총액이 최근 몇 년간 연 1~3% 늘었지만, 2030년까지 8%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메타버스 환경을 제대로 구축하려면 컴퓨터 성능을 높여야 하는데, 이때 절실한 게 고성능, 고효율 반도체라는 것이다.

한 예로 에픽게임즈의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를 완전 몰입형 메타버스 환경으로 만들려면 컴퓨터 성능이 1000배는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니감은 "반도체가 신(新)데이터경제의 필수재가 되고 있다"며 지난해 5540억달러였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완전 몰입형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하려면 하드웨어도 뒷받침돼야 한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을 구현하기 위한 기기가 대표적인데, 해상도를 최적화하기 위한 기술적인 과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디스플레이 기술도 상당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하드웨어 유망 종목 12선 

크레디트스위스는 메타버스 수혜주로 반도체·하드웨어 업종에서 12종목을 꼽았다. 12종목은 다시 조립, 디스플레이, 패시브(수동부품), 반도체 등 4개 하위업종으로 구분했다. 수동부품은 스스로는 아무 기능을 못하고, 능동부품과 함께라야 기능을 발휘하는 부품을 말한다. 목표주가는 크레디트스위스가 제시한 것이다.

①고어텍

-조립
-시총 250억달러
-목표주가 67.90위안(최근 종가 41.13위안)
-중국 무선기술 회사로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 조립업체. 최근에는 AR·VR 사업에 공을 들여 이 부문 매출 비중이 20%에 이른다고.

②럭스셰어

-조립
-시총 520억달러
-목표주가 56.60위안(최근 종가 43.71위안)
-중국 전자기기 제조업체로 역시 에어팟 조립 등 애플 협력사로 성장. 업계에서는 럭스셰어가 올 하반기 애플에 AR·VR 헤드셋 부품을 공급할 가능성 거론.

③노바텍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디스플레이
-시총 100억달러
-목표주가 730대만달러(최근 종가 467대만달러)
-대만 회사로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세계 1위. VR 기기 등에 쓸 고성능 DDI 공급업체로 주목받고 있음. 

④무라타제작소

-패시브 
-시총 470억달러
-목표주가 1만1300엔(최근 종가 8405엔)
-일본 간판 전자부품업체로 AR·VR 기기의 수동부품 공급사로 부상. 

⑤엔비디아

-반도체
-시총 6080억달러
-목표주가 400달러(최근 종가 239.49달러)
-미국 반도체 회사로 인공지능(AI)·머신러닝(ML) 프로세싱, 메타버스 부문 기대주.

⑥마벨테크놀로지

-반도체
-시총 590억달러
-목표주가 105달러(최근 종가 67.99달러)
-미국 시스템반도체업체로 5G(5세대 이동통신), 데이터센터, 클라우드(가상서버), 가속화컴퓨팅(accelerated compute) 부문에서 두각.

⑦인텔

-반도체
-시총 1950억달러
-목표주가 70달러(최근 종가 47.63달러)
-재택근무, 원격수업 등 온라인 활동 확산에 따른 서버, PC 수요가 강점. 

⑧마이크론테크놀로지

-반도체
-시총 910억달러
-목표주가 130달러(최근 종가 89.76달러)
-메모리 수요 급증 수혜주.

⑨TSMC

-반도체
-시총 5930억달러
-목표주가 800대만달러(최근 종가 650대만달러)
-대만의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고성능컴퓨팅(HPC, 매출비중 40%), 스마트폰(40~45%), 사물인터넷 부문에서 수혜 기대.

⑩삼성전자

-디스플레이·반도체
-시총 3690억달러
-목표주가 11만5000원(최근 종가 7만4900원)
-인프라 장비 메모리 공급업체로 기대.

⑪윈세미콘덕터

-반도체
-시총 50억달러
-목표주가 425대만달러(최근 종가 320대만달러)
-자율주행의 핵심인 3D 센싱, 라이다(LiDAR) 핵심 반도체인 'VCSEL' 위탁생산업체로 아이폰 전면 카메라에 레이저 공급하는 미국 루멘텀의 주요 협력사. 애플 헤드셋 부품 공급 가능성도. 

⑫미디어텍

-반도체
-시총 620억달러
-목표주가 1400대만달러(최근 종가 1150대만달러)
-대만 반도체 회사로 스마트폰과 와이파이 관련 매출 비중이 각각 55~60%, 10%에 이르고, 전력관리반도체(PMIC)와 주문형반도체(ASIC) 등도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