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P 밀렸던 버크셔, 아크이노베이션ETF 거의 따라잡아
경기회복, 통화긴축 바람에 '성장주'서 '가치주'로 투자 전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왼쪽)과 캐시 우드 아크(ARK)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사진=AP로이터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왼쪽)과 캐시 우드 아크(ARK)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사진=AP로이터연합뉴스

'가치주냐, 성장주냐.' 

가치주는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을 말한다. 반면 성장주는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 아래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기 마련이다. 기술주가 대표적이다. 성장주는 가치주와 달리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투자자들은 둘 사이에서 고민하기 쉽다. 저렴한 가치주로 안정적인 이익을 도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장주의 '고위험·고수익' 매력도 무시하기 어렵다.

미국 월가에서는 팬데믹 사태 이후 워런 버핏캐시 우드를 가치주와 성장주의 대표주자로 비교하는 이들이 많았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버핏은 '가치투자'의 전설로 꼽힌다. 가치투자 철학을 기반으로 사들인 기업들로 60년 전 시골의 작은 방직회사에 불과했던 버크셔해서웨이를 시가총액 기준 미국 7위 기업으로 키웠다.

반면 우드는 자신이 이끄는 아크(ARK)인베스트먼트의 간판 기술주 펀드 '아크이노베이션 ETF(상장지수펀드)'로 월가의 스타 매니저로 급부상했다. 2014년 시장에 데뷔한 아크이노베이션 ETF는 한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2020년 팬데믹 특수에 기술기업들이 승승장구하면서 업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성장주→가치주' 로테이션 지속 전망

아크이노베이션ETF(파랑)-버크셔해서웨이 주가 변동률 추이(2020년 1월 2일=0 기준)/자료=트레이딩뷰
아크이노베이션ETF(파랑)-버크셔해서웨이 주가 변동률 추이(2020년 1월 2일=0 기준)/자료=트레이딩뷰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최근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마침내 버핏이 우드를 거의 따라 잡았다고 보도했다. 아크이노베이션 ETF 주가가 지난해 2월 장중 사상 최고가에서 43% 급락하는 동안 버크셔 주가가 34% 반등하면서 2020년 이후 한때 200%포인트가 넘었던 둘의 수익률 격차가 8%포인트로 좁아졌다는 것이다. 

버크셔와 아크이노베이션 ETF 주가의 반전은 올 들어 더 두드러지고 있다. 버크셔가 하락장에서 2%가량 오르는 사이 아크이노베이션 ETF는 24% 추락했다. FT는 둘의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대거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전망 개선, 중앙은행들의 통화긴축 움직임 등이 이같은 '전환'(rotation)의 배경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가치주는 경제성장세가 강하고 금리가 높은 환경에 유리하지만, 고평가된 성장주는 불리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1월 펀드매니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가치주가 성장주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기술주가 집중 투매 대상이 된 가운데 에너지, 금융업종은 랠리를 펼치고 있다. 버핏이 선호해온 업종들이다. 그는 닷컴버블을 일으킨 인터넷 투자 바람이 한창일 때부터 기술주 투자를 꺼려온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철칙에 따른 것이었다. 

예외적으로 2016년 애플에 투자하기 시작한 버핏은 최근 애플이 사상 처음 시가총액 3조달러를 달성하면서 막대한 평가차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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