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번스타인, 기술주 거품 더 빠져야
기술주 거품 빠지면 나타나는 6가지 신호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저가매수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0년 터진 닷컴버블 때와 비교하면 거품이 더 빠질 여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댄 스즈키 리처드번스타인어드바이저스 부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2일 낸 최신 보고서(Has the bubble already deflated?)에서 1일 현재 러셀3000 기술주지수 편입 종목의 70%가 전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진 약세장에 있고, 30%는 전고점 대비 낙폭이 50%가 넘는다고 분석했다. 

닷컴버블이 정점에 도달한 지 2개월 뒤인 2000년 5월 26일에는 약세장에 든 기술주 비중이 91%, 전 고점에서 반토막 이상 난 기술주는 49%나 됐다. 스즈키는 러셀3000 기술주지수가 이후 30% 이상 반등하며 처음 낙폭의 3분의 2를 회복했지만, 2년에 걸쳐 82% 더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지수가 78% 더 떨어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러셀3000 기술주 중 전 고점 대비 20%, 50% 이상 하락한 종목 비중(왼쪽), 러셀3000기술주지수 추이(파랑은 왼쪽)/자료=리처드번스타인어드바이저스
러셀3000 기술주 중 전 고점 대비 20%, 50% 이상 하락한 종목 비중(왼쪽), 러셀3000기술주지수 추이(파랑은 왼쪽)/자료=리처드번스타인어드바이저스

급락 이후의 짧은 기술적 반등, 이른바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에 따른 저가매수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스즈키는 또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에서 기술·통신서비스업종이 차지하는 비중도 아직 닷컴버블이 터진 뒤만큼 쪼그라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술·통신서비스업종 비중은 2020년 8월 39.8%에서 이날 37.6%로 소폭 낮아졌을 뿐이지만, 닷컴버블 붕괴 때는 2000년 4월 40.6%에서 2002년 9월 16.3%까지 떨어졌다. 당시는 통신서비스업종을 텔레콤으로 분류했다.


◇기술주 거품 빠지면 나타나는 신호들

스즈키는 보고서 말미에 기술주 거품이 진짜 다 빠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신호 6가지를 따로 소개하기도 했다.

①밸류에이션이 크게 쪼그라들고, 기업공개(IPO)시장이 냉각기에 들어선다.

②기술·암호화폐 애널리스트들이 영웅에서 악당으로 바뀐다.

③상장지수펀드(ETF) 등 기술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의 수가 감소한다.

④경제매체들이 기술·혁신 관련 TV 프로그램이나 칼럼을 취소한다.

⑤사람들이 초기 스타트업이나 암호화폐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

⑥거품이 언제 빠질지를 다룬 이런 보고서에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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