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SG 투자 역대 최대, S&P글로벌청정에너지지수는 27% 하락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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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붐이 이어졌다. 투자액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급등한 청정에너지 관련주는 올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장기적인 전망은 밝지만,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상승과 정책 불확실성을 비롯한 악재들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ESG 투자붐...청정에너지株는 급락

친환경 프로젝트나 지속가능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한 자금 조달 수단인 지속가능 대출·채권 발행액은 올해 1조5000억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액이 5050억달러에 이르고, ESG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1300억달러가 몰렸다. 그린본드 발행액과 ESG ETF 투자액 모두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기후변화 대응 기술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에도 500억달러가 투자됐다. 

지속가능성 펀드를 운용하는 미국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수입도 지난해 11억달러에서 올해 18억달러 가까이로 증가했다. 

이에 반해 친환경 기업들은 증시에서 외면받았다. 덴마크 풍력발전업체 오스테드(Orsted), 스페인 전력기업 이베르드롤라(Iberdrola), 미국 최대 주거용 태양광업체 선런(Sunrun) 등의 주가를 반영하는 'S&P글로벌청정에너지지수'는 지난해 138% 올랐지만, 올해는 27% 떨어졌다.

/자료=S&P다우존스지수
/자료=S&P다우존스지수

◇금리상승 위협, 정치·규제 불확실성이 문제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간) 친환경 관련주들의 전망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피 카프 키뱅크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한 금리상승 위협, 미국 정치·규제 불확실성 등을 문제 삼았다. 한 예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가정용 태양광 발전 관련 보조금을 대폭 줄이고, 오히려 새로운 수수료를 부과했다.

카프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인 성장 전망이 밝지만, 이런 이유로 투자 열기가 저물고 있다"고 했다. 

에이들린 다이앱 블룸버그인텔리전스 EMEA(유럽·중동·아프리카)·아시아태평양지역 ESG 리서치 책임자도 공감했다. 그는 최신 보고서에서 청정에너지 부문이 여전히 정부 지원과 관련한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며 캘리포니아주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 민주당의 조 맨친 상원의원의 도발도 최근 청정에너지 관련주와 전기차 관련주에 타격을 줬다. 그가 정부부채와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등을 이유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세제·지출법안, 이른바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법안에 반대하고 나서면서다. 이 법안에는 기후변화 문제 대응을 위한 대규모 지원책이 담겨 있다.

투자를 받기 위해 겉으로만 ESG를 강조하는 'ESG 세탁', 특히 환경 부문의 '그린워싱'(greenwashing)에 대한 우려도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석연료 채권 압도한 그린본드

그럼에도 채권시장에서는 올해 2015년 말 파리협정 체결 이후 처음으로 화석연료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보다 그린본드에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그린본드 발행액은 내년에 유럽 주도로 더 늘어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내년 그린본드시장 전망을 낙관했다. 카렌 팡 BofA 지속가능 금융 글로벌 책임자는 "ESG 채권 발행시장이 내년에도 두 배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지는 않지만, 세계적인 넷제로(탄소중립) 전환과 투자 수요를 배경으로 한 모멘텀에 매우 강력한 성장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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