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최대 '큰손' 노르웨이 국부펀드
"美연준 긴축압력, ESG 투자전략은 그대로"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움직임과 이에 따른 투매 압력에도 불구하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글로벌 상장기업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투자 '큰손'이다. 글로벌 증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ESG 투자 규모가 가장 큰 펀드이기도 하다. 전체 운용자산이 1조4000억달러(약 1685조원)에 이른다.
이 거대 펀드를 운용하는 노르웨이 중앙은행(노르게스방크) 산하 투자운영위원회(NBIM)의 트론드 그란데 부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한 회견에서 연준의 통화긴축과 관련해 "큰 변화를 줄 계획이 전혀 없다"며 "특별한 환경 관련 책무가 우리의 투자를 이끌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라이 탕겐 NBIM CEO도 블룸버그에 고금리 환경에서 높은 수준의 수익률이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ESG 투자는 장기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ESG와 수익을 따로 봤지만, 이젠 같이 봐야 한다고 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관련 펀드는 최근 급격히 자산을 불리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ESG 투자시장 규모가 2025년이면 50조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자산운용시장이 재편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ESG시장의 급성장을 둘러싼 우려도 만만치 않다. 'ESG' 꼬리표만 붙으면 투자금을 끌어모으기 쉽다보니 이른바 '그린워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투자를 받기 위해 환경을 강조하며 불투명한 기준의 등급을 내세우는 식이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연준의 통화긴축 압력에 고평가된 기술주에 투매가 집중되고 있는 것처럼 거품 문제도 제기된다. ESG펀드에는 환경과 관련해 기술주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청정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증시에서 고전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 간판인 S&P500지수의 정보기술(IT)업종지수는 올 들어 10% 넘게 하락했다.
그란데 부CEO는 ESG 투자자들의 구미에 맞는 자산 수요도 연준의 통화긴축을 가속화한 인플레이션과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 대응에는 기술과 원자재를 비롯해 최근 인플레이션의 한 배경인 공급망 문제와 관련된 여러 요소가 투입된다는 것이다. 그는 "ESG 자산과 인플레이션 압력 사이에는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한 연준의 통화긴축이 ESG 투자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한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전체 운용자산의 70%인 약 1조달러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술주와 금융주 덕분에 3년 만에 최고인 14.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