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 데이비드슨이 만든 전기자전거. /사진=시리얼 1
할리 데이비드슨이 만든 전기자전거. /사진=시리얼 1

거친 엔진음으로 유명한 미국의 오토바이 제조사 할리 데이비드슨은 지난 2018년 전기자전거 개발과 제조를 위한 자회사 '시리얼 1 사이클 컴퍼니'(이하 시리얼 1)를 설립하고 시제품을 공개했다. 

시리얼 1은 지난해 본격적인 사업을 위해 분사했으며, 올해 정식으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3800달러(약 454만원)에서 5500달러(약 658만원) 가격에 4가지 모델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650대의 한정판 모델이 5995달러(717만원)에 이르는 비싼 가격에도 1주일도 안 돼 매진됐다.

할리 데이비드슨은 원래 전기자전거에도 기존 오토바이 브랜드를 사용할 계획이었다. 고객층도 대중이 아닌 부유층으로 정했다.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처럼 전기자전거도 일부 마니아층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결국 시리얼 1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 자체 조사 결과, 도시에서 자동차나 대중교통 대신 전기자전거를 타려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할리 데이비드슨의 기존 판매망을 이용하고,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실제로 미국의 공공자전거 공유 서비스에서 전기자전거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월 11%에서 올해 5월 38%로 급등했다. 전기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는 얘기다.

아론 프랭크 시리얼 1 브랜드 총괄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자동차를 1년간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과 전기자전거를 1년간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5000~1만달러를 들여 전기자전거를 사더라도 교통비로 생각하면 상당히 저렴하다"고 했다.

할리 데이비드슨이 만든 전기자전거. /사진=시리얼 1
할리 데이비드슨이 만든 전기자전거. /사진=시리얼 1

한편, 시리얼 1은 아시아 공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위탁생산하는 다른 업체와 달리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본사에서 전기자전거 디자인과 기술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다. 미국의 일부 독립 자전거 판매장이나 할리 데이비드슨 딜러 샵에서도 판매한다.

시리얼 1의 이름은 가장 오래된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 '1903 시리얼 넘버원'에서 따온 것이다. 그만큼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의 유산을 이어받았다. 두꺼운 흰색 타이어, 가죽 소재의 안장과 손잡이, 매끄러운 검정색 프레임 등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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