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블록체인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15세기 중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활판 인쇄술은 당시 너무 비싸 일부 성직자와 지식인만 읽을 수 있었던 성서와 고전 작품을 대중화시켰다. 이는 문맹률 감소로 이어져 르네상스의 밑거름이 됐다.

#1960~1970년대 미국 국방성 산하 고등연구국(ARPA)의 연구용 네트워크로 시작된 인터넷은 정보의 기록과 유통을 인쇄술 이상으로 혁신했다. 지구촌 모두가 쉽게 정보에 접근할 기회를 잡게 했으며, 수많은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켰다.

인쇄술과 인터넷에 이어 다시 한번 인류 역사를 크게 변화시킬 '기록 기술'이 나타났다. 누구나 볼 수 있는 디지털 장부를 여러 개로 쪼개 분산 저장하는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정보의 기록과 교류를 넘어 '확실한' 정보를 기록할 기회를 제공한다.

모두가 알 수 있는 확실한 정보를 기록하는 블록체인은 '신뢰'를 확장하는 기술로 세상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가치의 기록' 영역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예술'이다.

세계 미술 시장에서 매년 도난과 위조 등 부정행위로 발생하는 피해액은 60억달러(약 7조167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80%인 48억달러(약 5조7300억원)가 복제품, 이른바 '짝퉁'에 의한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적인 경매소 크리스티에서 790억원에 팔린 비플(Beeple)의 디지털 작품. /사진=크리스티 경매소 갈무리
세계적인 경매소 크리스티에서 790억원에 팔린 비플(Beeple)의 디지털 작품. /사진=크리스티 경매소 갈무리

처음 가격이 제일 싸고, 시간이 흐르고 소유자가 바뀔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예술 작품 특성상 거래 내력을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작가의 경력과 그 작품이 어떤 사람에게 팔렸는지, 어떤 전시회에 전시된 것이냐에 따라 작품의 가치가 달라져서다.

그러나 예술 작품 내력 정보를 정확히 관리하는 일은 쉽지 않다. 감정을 통해 진짜 작품임을 증명해야 하지만, 감정 증명서마저도 위조될 위험이 있다. 이는 온라인을 통한 예술 작품 거래가 아직 크게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블록체인의 일종인 대체불가토큰(NFT)다. NFT는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 단위로, 고유하면서 상호 교환할 수 없는 토큰을 말한다. 예술 분야에서 NFT는 디지털 공간에서 감정서 자체로 통한다. 직위 여부를 한눈에 판별할 수 있었다.

NFT의 역할은 작품 관리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실물 없이 디지털로만 만들어진 작품을 판매할 수도 있다. 실제로 비플(Beeple)이라는 예명으로 알려진 디지털 화가 마이크 윙켈만(Mike Winkelmann)이 NFT로 만든 '매일: 첫 5000일(EVERYDAY: THE FIRST 5000 DAYS)'이라는 작품은 세계적인 경매소 크리스티에서 790억원에 팔렸다.

 

짝퉁 제품으로 골머리를 앓는 명품과 보석 업계도 블록체인 활용을 늘리고 있다. 루이뷔통, 샤넬, 크리스티앙 디오르, 태그 호이어, 모엣 샹동 등 75개의 명품을 가진 거대 그룹 'LVMH'는 짝퉁 퇴치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유통 정보 기반 '아우라'(AURA)를 개발 중이다. 아우라는 원재료의 조달에서 매장 진열까지 모든 과정을 기록해 보존한다. 소비자도 QR코드와 스마트태그로 제품의 정품 여부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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