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PU 혁신과 IP 확장 전략으로 '기술 콘텐츠의 장(場)'
지난해에 이어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 '풍성'

엔씨소프트는 엔비디아와 게임쇼 '지스타(G-STAR) 2025'를 통해 협력을 강화한다. 엔씨소프트는 13일 개막하는 지스타 2025 부스의 모든 시연용 PC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지포스 RTX 5080을 탑재한다. 사진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배재현 빅파이어 게임즈 대표(오른쪽), 김남준 아이온2 개발 PD(오른쪽 두번째), 백승욱 아이온2 개발 총괄(왼쪽) 등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엔비디아와 게임쇼 '지스타(G-STAR) 2025'를 통해 협력을 강화한다. 엔씨소프트는 13일 개막하는 지스타 2025 부스의 모든 시연용 PC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지포스 RTX 5080을 탑재한다. 사진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배재현 빅파이어 게임즈 대표(오른쪽), 김남준 아이온2 개발 PD(오른쪽 두번째), 백승욱 아이온2 개발 총괄(왼쪽) 등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엔씨소프트

올해로 21년째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G-star)가 오는 13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44개국 1273개사가 3269개 부스를 마련해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한다. "Expand your Horizons"(시야를 확장하라)를 슬로건으로 내건 올해 지스타는 게임전시회, 비즈니스 상담, 컨퍼런스, e스포츠 행사 등으로 꾸며진다. 이번주 지스타 시리즈 기획을 통해 게임 팬들과 소통하며 국내 게임 저변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지스타에 대해 알아보고 현장 취재를 전한다. [편집자주] 

올해 21회째를 맞는 '지스타 2025'는 역대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K게임산업의 새 방향을 제시하는 '기술 콘텐츠의 장(場)'이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AI)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기술 부문의 혁신을 선보이며, 게임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지식재산권(IP) 확장 전략도 제시된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관람객 참여형 프로그램이 확대된다.

게임업체들은 올해 지스타에서 IP와 AI를 중심으로 사활을 걸었다.

◇제1전시관: 넷마블

넷마블은 이번 전시에서 IP를 단순한 게임 소재를 넘어 산업 자산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몬길: 스타 다이브' '프로젝트 이블베인' '솔: 인챈트' 등 5종의 신작을 일괄 공개하며 112개 부스 규모의 체험형 전시관으로 구성된다. 부스 내에서는 스탬프 랠리, 경품 퀴즈쇼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인플루언서 협업 무대가 마련됐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지널' 트레일러 캡처 /사진=넷마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지널' 트레일러 캡처 /사진=넷마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하는 보스 토벌 챌린지가 진행되고 '몬길: 스타 다이브'는 성우 토크쇼와 코스프레쇼, 개발자 DIVE 토크가 열린다. 야외 부스에서는 미공개 신작 '솔: 인챈트'의 인터랙티브 체험존이 운영돼 관람객에게 색다른 콘텐츠를 제공한다.

IP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기조를 이으며 오픈월드·로그라이트·협동 액션 등 장르 스펙트럼을 넓히고, 각 IP의 세계관을 다양한 플랫폼에서 재해석해 이용자 경험의 접점을 확장한다.

특히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전 세계 누적 판매 5500만 부를 기록한 일본 인기 만화 IP를 콘솔·모바일·PC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오픈월드 액션 RPG로 구현했다. 원작의 세계관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브리타니아 대륙을 탐험형 구조로 재설계해, IP를 소비형 콘텐츠에서 탐험형 자산으로 진화시켰다. '몬길: 스타 다이브'는 자사 대표작 '몬스터 길들이기'의 세계관을 10년 만에 부활시킨 작품으로, AI 기반 무기 선택 시스템과 무안경 3D 모니터 시연 등 최신 기술을 접목했다.

'몬길 스타 다이브' 트레일러 캡처 /사진=넷마블
'몬길 스타 다이브' 트레일러 캡처 /사진=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와 '프로젝트 이블베인'은 외부 IP와 자사 개발 역량을 결합했다. '카르마'는 원작 애니메이션의 설정을 확장해 주인공 성진우의 미공개 서사를 로그라이트 방식으로 구현했다. '이블베인'은 다크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PC·콘솔 협동 액션 게임으로, 모바일 중심의 개발 구조에서 멀티 플랫폼 대응력을 넓혀가는 흐름을 보여준다.

◇제1전시관: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기술력 측면에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스타의 올해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는 엔씨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전시관 전체를 'GPU 실시간 렌더링 스테이지'로 구성한다. 모든 시연 PC에 고성능 GPU '지포스 RTX 5080'을 탑재해 관람객이 '아이온2'와 '신더시티'의 차세대 그래픽 처리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단순한 고사양 하드웨어 시연을 넘어, GPU·클라우드 기반 렌더링 기술을 실시간 게임 플레이에 적용해 '클라이언트형 게임'에서 '플랫폼형 서비스'로의 전환 가능성을 모색한다.

대표작 '아이온2'와 '신더시티'에는 레이 리컨스트럭션, DLSS4, 리플렉스 등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 엔진이 적용된다. 이 기술은 PC뿐 아니라 클라우드 스트리밍 플랫폼 '지포스 나우'에서도 동일한 품질로 구현돼, 이용자가 PC 사양에 구애받지 않고 동일한 그래픽 수준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게임이 더 이상 '다운로드형 상품'이 아니라 GPU 인프라와 연결된 실시간 서비스로 진화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아이온2 게임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아이온2 게임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특히 '아이온2'는 국내 온라인 게임의 역사를 새로 쓴 엔씨의 대표 IP '아이온'을 정식 계승한 게임이다. 지스타는 오는 19일 '아이온2'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시장의 반응을 최종 점검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모두 PC와 모바일로 직접 시연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대표 던전 '우루구구 협곡'이 공개된다. '신더시티'도 새 빌드로 출품되며 이외에도 '타임 테이커즈'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미공개 신작 1종이 함께 공개된다.

엔씨소프트 신작 '아이온2' 인게임 스크린샷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신작 '아이온2' 인게임 스크린샷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삼성전자,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레이저 등과 제휴를 통해 최고의 게이밍 하드웨어 환경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글레어 프리'(Glare Free) 기술을 적용한 오디세이 게이밍 모니터 2종을 지원한다. 아이온2의 최초 모바일 시연은 갤럭시 S25 울트라, 갤럭시 Z 폴드7 등 삼성전자의 최신 기기들로 진행한다.

인텔은 아이온2와 신더시티의 오픈월드 환경에 특화한 최신 CPU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를 준비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엔씨소프트의 공식 스폰서로 행사에 참여한다.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등 시연에 필요한 주변기기는 레이저가 지원한다. 또한 엔씨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차세대 MMORPG도 지스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제1전시관: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팰월드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테마형 부스를 선보인다. '팰월드 모바일' 부스는 게임 속 세계관을 현실 공간으로 확장한 테마파크형 전시로, 관람객이 직접 사냥·포획 임무를 수행하며 게임 속 세계를 직접 체험하도록 구성됐다. 팰월드 IP를 모바일로 이식하면서 원작의 협동·수집 구조를 유지하고,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카페형 휴게공간 '카페 펍지'를 함께 운영해 브랜드 경험을 넓힌다. 수제 도넛 브랜드 '올드페리도넛'과 협업한 한정 메뉴가 제공되며 개발진이 참여하는 게스트 행사와 슈팅 이벤트 등 다양한 현장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크래프톤, 지스타 2025에서 '팰월드 모바일' 최초 공개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 지스타 2025에서 '팰월드 모바일' 최초 공개 /사진=크래프톤

블록체인 기업 넥써쓰는 외연 확장에 앞장선다. 넥써쓰는 이번 전시에서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크로쓰'(CROSS) 생태계를 앞세워 중동·아시아를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다. 두바이 DMCC, 중국 등 주요 해외 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게임 생태계 확장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크로쓰 더 월드' 콘셉트로 꾸민 오픈 라운지형 부스는 자유로운 비즈니스 미팅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부스 곳곳에 배치된 AI 에이전트 '아라' 캐릭터 굿즈와 협업 커피 등은 플랫폼 브랜드의 개방성과 감각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넥써쓰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게임 산업의 방점이 콘텐츠 제작에서 데이터·플랫폼 중심의 생태계로 확장되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일각에서는 제기한다.

◇제1전시관: 네오위즈

네오위즈는 인디게임 신작 중심의 전시관을 마련해 일본·유럽·중국 등 해외 주요 행사에서 얻은 피드백을 반영한 포트폴리오를 공개한다. 관람객은 출품작 '산나비 외전: 귀신 씌인 날'을 직접 체험하고 인증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네오위즈는 퍼블리셔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국내 인디게임의 글로벌 진출 거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제1전시관: 그라비티

그라비티는 70개 부스 규모로 참가하며 '라그나로크 온라인 프로젝트 1.5(가칭)' '라그나로크3' '라그나로크 어비스' 등 다양한 라그나로크 IP 신작을 선보인다. 

◇제1전시관: 위메이드

위메이드는 서브컬처 RPG 신작 '노아'를 첫 공개한다. B2C 부스가 마련돼 관람객이 모바일 기기로 데모 버전을 체험할 수 있다. 

◇제1전시관: 웹젠

웹젠은 신작 '게이트 오브 게이츠'를 처음 선보인다. 50석 규모의 시연존에서 전투와 육성 콘텐츠가 포함된 30분짜리 체험 빌드를 즐길 수 있다. 현장에서는 게임 시연, 미니게임, SNS 인증으로 참여가능한 스탬프 미션이 준비됐다. 한국과 일본의 코스프레 모델들이 등장하는 이벤트도 열린다. 

웹젠은 미공개 뮤(MU) IP 신작 시네마틱 티저 영상도 최초 공개한다. 웹젠의 뮤IP 신작 'PROJECT G(가제)'는 자회사 웹젠레드스타에서 개발 중인 핵앤슬래시 액션 MMORPG 게임이다.

13일 전시 부스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뮤IP 신작 시네마틱 티저 영상을 송출하고,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다. 또한 전시 부스 내에 실제 게임 캐릭터가 사용하는 무기로 대형 조형물을 설치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예정이다.

웹젠 '지스타2025' 뮤IP 신작 시네마틱 티저 영상 최초 공개 /사진=웹젠
웹젠 '지스타2025' 뮤IP 신작 시네마틱 티저 영상 최초 공개 /사진=웹젠

◇제2전시관: 세가·아틀러스

세가·아틀러스는 '메타포: 리판타지오'와 '페르소나 3 리로드(P3R)' 아트 전시가 진행된다. 13일 G-CON 2025 세션에서는 하시노 카츠라 디렉터와 소에지마 시게노리가 등단한다. 두 사람은 '페르소나 3~5'와 '메타포: 리판타지오'의 내러티브와 아트 제작 과정을 소개한다.

◇제2전시관: 반다이남코

반다이남코는 '에이스 컴뱃' 시리즈 30주년 기념 전시로 에이스 컴뱃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공간을 연다. 13일 G-CON 2025에서는 시리즈 브랜드 디렉터 코노 카즈토키가 강연자로 나선다.  

◇제2전시관: 유니티

유니티는 글로벌 인디 게임 33종을 선보인다.

◇제2전시관: 블리자드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2' 체험존을 운영한다. 제2전시장에 마련된 공간에서 최신 빌드를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 15일에는 개발팀 소속 한국인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라이브 드로잉 세션'이 열린다. 현장을 찾은 팬들과 함께 인기 영웅을 실시간으로 그려 완성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이다. 오버워치 2는 지스타 공식 이스포츠 대회 '지스타컵' 정식 종목으로도 참가한다. 프로팀이 출전하는 엘리트 부문과 학생 부문으로 나뉘어 경기가 진행되며, 결승전은 15일 벡스코 제2전시장 메인 스테이지에서 열린다.

B2B 전시관에서는 스마일게이트가 기업 고객 대상 라운지를 운영해 중소 개발사와의 미팅과 협업을 지원하며 산업 네트워크의 연결 고리 역할을 맡는다. 

하들소프트는 B2B 부스에서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통해 제작한 2인 협동 디펜스 모바일 신작 '길좀비켜'(Zombie Truck Squad)를 공개한다. "혼자 하는 디펜스는 심심하다"는 인식 하에 두 명이 같은 리듬으로 전투를 설계하고 서로 다른 역할로 전장을 통제하는 협동 디펜스다.

사진=벡스코 홈페이지
사진=벡스코 홈페이지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 게임업체들은 단순히 인기 IP 활용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의 수명 주기를 연장하고 플랫폼 간 이동성을 극대화하는 실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하나의 IP를 여러 장르와 플랫폼, 기기에서 확장해 서로 연결된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는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일 게임의 흥행에 그치지 않고, 캐릭터·세계관·스토리 자산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파생시키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져 산업 전체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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