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중국 등 주요국 정부가 외환보유고에서 미국 국채 비율을 줄이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달러 약세 전망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미국 국채 수요가 줄어들면 미국 정부는 향후 국채 발행 시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가 이같은 달러 약세나 국채 이자 비용을 용납하지 않으리란 관측이다.
이에 미국이 이자 부담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역 상대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초장기 채권으로 교환하는 협정을 맺는 방식을 제안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방위력 제공을 빌미로 외국 정부가 기존에 보유한 국채를 만기 100년인 미국 국채 또는 영구채로 압박하는 식이다.
다만 이 경우 미국 정부가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 되므로 미국 정부가 실제로 만기 100년 미국 국채 방안을 실행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그럼 국채는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며, 미국 국채가 왜 중요하고 중국은 최근에 미국 국채는 어떠한 사유로 팔고 있는지 살펴보자.
◇국채란
국채는 국가가 공공목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거나 기존에 발행한 국채의 상환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즉 국가가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빚 문서'라고 보면 된다.
투자자는 국채 구매를 통해 국가에 돈을 빌려주고, 국가로부터 일정 기간 동안 이자를 지급받으며 만기일에는 원금을 돌려받게 된다.
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간주된다. 국가가 파산하지 않는 한 약속된 기간이 되면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비해서도 안전성이 매우 높게 평가받는다.
국채는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하며 이자율은 고정금리, 변동금리, 물가연동 등 다양한 형태로 책정된다.
만기는 기간에 따라 1년 이하 단기물에서 1~10년 중기물, 10년 이상 장기물로 나뉜다.
국채는 발행 후에도 시장에서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으므로 유동성이 높다.
◇국채의 장·단점
국채의 장점은 앞서 설명했듯이 국가가 지급을 보장해 신용도가 높고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이에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유동성이 높아 필요 시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반면에 단점은 안전성에 비해 이자율이 낮은 편이고 인플레이션 발생 시 실질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 금리 변동 시 채권 가격도 바뀌어 중도매도 시 손실을 볼 여지도 있다. 또한 국가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디폴트 위험도 존재하지만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
◇국채 발행 목적
국가는 국채를 통해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건설과 공공서비스 제공, 재정적자 보전 등 다양한 공공목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세금이나 화폐 발행, 자산 매각 등으로 충당할 수 없는 자금을 국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다.
◇미국 국채, 왜 중요한가
미국 국채는 '세계의 안전자산'이라고 불릴 정도로 전세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자산이다.
미국 정부의 신용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덕분에, 전세계 투자자들은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거나 위기 상황에 놓이면 가장 먼저 미국 국채를 찾는다.
미국 국채의 강력한 지급보증이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
또한 10년 만기 미국 국채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기준금리'로 작용한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미국 경제의 성장 가능성과 물가 전망을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따라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방향성과 수익률 곡선(장단기 금리차)은 경기침체 가능성 등 미래 경제 전망 예측에 널리 활용된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 전세계 대출·채권·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금리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각국의 통화정책과 환율, 주식시장, 금·유가 등 원자재 가격에도 파급효과를 끼친다.
미국 국채시장은 일평균 거래액이 지난해 기준 9100억달러를 넘고 전체 시장 규모는 미국 국내총생산(GDP)보다 클 정도로 방대하다. 이처럼 유동성이 뛰어나므로 글로벌 자금의 이동 경로와 투자심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미국 국채는 각국 중앙은행과 글로벌 금융기관의 외환보유고,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외국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지난해 기준 8조5000만달러에 달한다.
특히 금융위기나 지정학적 긴장,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리스크가 커질 때마다 미국 국채 수요가 급증한다. 이는 미국 국채가 시장 신뢰의 '최후의 보루'임을 의미한다.
◇중국 등이 미국 국채 파는 이유
그런데 최근 중국 등 주요국이 미국 국채 매도 흐름을 보이는 것은 미중 갈등에 따른 보복 카드로 이를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 주된 분석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과 미중 간 무역·외교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미국 국채 매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세계 2위 미국 국채 보유국으로 대규모 미국 국채 매도를 통해 미국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는 시각이다.
이밖에도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와 이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로 국채 가격 하락(금리 상승)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미리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 방어나 외환보유액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는 움직임도 나온다. 미국 국채를 매도해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고, 금 등 다른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의 포지션 청산, 은행권의 유동성 확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미국 국채를 매도하는 흐름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금융제재를 취한 것이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 국채 등 달러자산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시각도 있다.
달러 패권에 대한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미국 국채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관련기사
- [머니토크+/⑳]기업 경쟁력 강화하는 인수‧합병(M&A)이란
- [이용웅 칼럼]1400원대 고환율이 '뉴노멀'이라던 최상목의 美국채 투자 결말은
- [머니토크+/㉑]'이것' 오르면 대출금리도 오른다…국고채 금리란
- 미래에셋證, 개인투자용국채 4월 발행
- [글로벌마켓인사이트]"올해 美에 경기침체 오지 않을 것"
- 엔화 투자엔 'PLUS일본엔화초단기국채' ETF 주목
- 미래에셋證, 미국채 금리 '폭싹 높였수다' 이벤트 시행
- [머니토크+/㉒]증권사 앞다퉈 신청하는 종투사‧초대형IB '무엇'?
- [글로벌마켓인사이트]UBS, 美주식 등급 '중립'서 '매력적'으로 상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