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스파고, 이유 4가지 제시…"올해 하반기 경제회복의 비옥한 토양 마련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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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와 주식시장의 대규모 매도세로 올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은행 웰스파고는 미 경제가 올해 경기침체로 치닫고 있는 게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웰스파고는 8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의 시장 혼란 속에서도 미 경제가 올해 침체를 피할 수 있을만한 희망적인 징후들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웰스파고는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주요 경제 지표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밝혔다.

일부 경제 약세는 지난해 워낙 강한 경제 성과를 보였기 때문에 ‘보상심리’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웰스파고의 전략가들은 "주요 경제 지지 요소들이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어 경기둔화를 제한할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완만한 성장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는 비옥한 여건이 마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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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에도 소득 꾸준히 증가=최근 몇 달 동안 소비자 지출은 둔화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지출을 줄이고 있는 미국인들은 높은 소득 증가에 힘입어 버티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반영된 실질 가처분 소득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4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 증가 역시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예상보다 많은 22만8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됐다.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웰스파고는 이처럼 탄탄한 고용시장이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완충하는 또 다른 요소라고 설명했다.

◇가계 자산 증가=지난주 뉴욕 증시는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는 공식적인 약세장 영역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번 매도 사태 전까지 가계 자산은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이는 특히 고소득층 미국인들에게 일정 수준의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가계 순자산은 지난해 4분기 160조달러(약 23경7680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웰스파고의 전략가들은 "과거 주식 및 기타 금융자산에서 비롯된 뜻밖의 수익이 상위 소득 계층의 소비를 견인하기에 충분하다"며 "특히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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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금리 하락=최근 몇 달 동안 차입비용이 낮아지면서 미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경제에서 장기 금리를 반영하는 지표다. 이는 증시 매도 속에서 지난주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주택담보 대출금리도 하락했다. 미 국책 담보대출 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지난주 6.6%로 낮아졌다. 이는 2023년 최고치 7.79%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다.

웰스파고는 "최근 장기 금리 하락이 주택시장처럼 금리에 민감한 분야의 안정을 도왔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의 유동성 충분=최근 증시의 매도세로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줄었다. 하지만 웰스파고는 여전히 과거 경기침체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더 견실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웰스파고의 전략가들은 "특히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여전히 풍부하다"며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 스프레드(기업 부채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지표)도 과거 금융 스트레스 수준보다 훨씬 낮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은 여전히 올해 경제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최근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의 투자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6개월 동안 증시 전망을 비관한다고 답한 투자자가 61%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같은 다른 은행들은 최근 몇 주 사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상향 조정했다.

이들 금융기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미 경제를 수축 국면으로 밀어넣을 수 있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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