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공급망 위기가 최근 다시 달아오른 비트코인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불거진 병목현상이 비트코인 채굴용 컴퓨터 수급에 문제를 일으키면서다. 비트코인 채굴회사들은 흔히 '마이너'(miner)라고 하는 이 컴퓨터를 들여오기 위해 전세 비행기를 동원하고, 스스로 고장난 컴퓨터를 고쳐 써야 할 판이라고 한다.
미국 비트코인 채굴회사 마라톤디지털홀딩스(이하 마라톤)의 찰리 슈마허 대변인은 최근 미국 인터넷매체 쿼츠에 "마이너가 온라인에 연결되지 않으면 매출 기회를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암호화폐시장의 강세가 한창인 때에 채굴 기회를 놓치는 건 곧 손해라는 얘기다.
7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말 6만7000달러 턱밑까지 올라 신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1개월 새 14%, 올해 들어 112%, 1년 동안에는 310%가량 뛰었다.
마라톤은 올해 중반까지 13만대에 이르는 마이너를 주문했다. 주문을 받은 중국 회사가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어 마라톤의 채굴시설이 있는 미국 몬태나와 텍사스로 선적해주는 방식이다.
슈마허는 회사가 마이너를 미리 대량 주문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했다. 주문 당시 한 대당 평균 3000달러가량이었던 것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함께 최근 1만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마이너를 들여오는 물류 과정에서 불거졌다. 프레드 티엘 마라톤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마이너를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자사 채굴시설까지 배로 운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올 봄에서 여름까지 30일가량 연장됐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티엘 CEO는 글로벌 물류난 탓에 사람들이 선박 대신 비싼 비행기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며, 통관 과정에도 병목현상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마라톤은 결국 지난달 자체 항공편을 마련해 마이너를 직접 실어나르고 있다.
캐나다 채굴업체인 헛8마이닝은 직원들을 훈련시켜 수명이 다 된 마이너를 고쳐 쓰고 있다. 덕분에 18~24개월이 고작인 마이너의 수명을 5년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