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2017년 인도 시장에서 철수했다. 일본과 유럽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린 데다, 수익성까지 나빠지자 세계 4위 자동차 시장을 포기한 것이다. 지난달 또 다른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도 GM의 뒤를 이어 인도 시장에서 물러났다.
미국 자동차가 빠진 자리는 한국 자동차와 현지 업체가 대신 채웠다. 특히, 2년 반 전 인도에 진출한 기아는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기아 인도법인은 2020~2021회계연도에 111억1000만루피(약 1771억원)의 세후이익을 기록했다. 2020회계연도 이전 32억9000만루피(약 524억원) 손실에서 단번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州) 아난타푸르에 공장을 짓고 2019년 7월 양산을 시작한 기아는 지금까지 3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매출은 2029억루피(약 3조2342억원). 전년 대비 87% 성장한 수치로, 인도 전체 자동차 시장 매출의 10% 정도다.
경쟁이 치열하고 수익이 낮아 GM과 포드 같은 거대 자동차 기업도 포기하는 시장에서 기아는 어떻게 2년 정도의 짧은 시간 현지 시장에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었을까. '코로나'라는 엄청난 천재지변에도 말이다.
1. 기아는 인도 현지 생산시설을 최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난타푸르 공장은 2019년 양산 첫해 6만5007대 생산을 시작으로, 지난해 17만7538대, 올해 상반기 11만6487대도 꾸준히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올해는 새로운 모델 출시를 앞두고 생산속도를 높이기 위해 조만간 3교대 근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2. 기아는 생산비용 증가에도 엄격한 비용 통제와 영업레버리지 효과(원가에서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매출이 늘 때 영업이익이 확대되는 현상)를 이용해 수익성을 높였다. 자동차 1대를 판매할 때 평균 영업이익이 9만1390루피(약 146만원)로, 현지 완성차 업체 타타모터스의 (4만5810루피)의 두 배에 이른다.
기아의 대당 영업이익은 약 10만루피(159만원)인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 수준이다. 판매대수 기준 인도 자동차 시장 1위인 일본의 마루티스즈키는 대당 영업이익이 타타모터스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3. 기아가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은 수요가 많은 스포츠실용차(SUV)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서다. 워낙 인기가 많아 비싸도 팔렸다는 얘기다. 기아는 현재 2개의 SUV 모델과 1개의 고급형 다목적차량(MPV)을 판매 중이다.
기아는 현재 코드명이 'KY'인 7인승 MPV 신모델을 인도 전략형 모델을 준비 중이다. 소형 SUV 셀토스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기아는 "인도 시장에서 축제 성수기(9~11월) 공급을 최대화하겠다"며 "셀토스 X-Line 다크에디션, 쏘넷 1주년 기념모델 등 상품성 개선모델 출시와 마케팅 캠페인으로 판매 모멘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