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메타'로 사명 변경...티커심볼 'MVRS'
美증시 대표 기술주 이젠 'FAANG' 대신 'MAANG'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온라인 행사를 통해 오는 12월 1일부터 회사 이름을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로 바꾼다고 밝혔다./사진=AP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온라인 행사를 통해 오는 12월 1일부터 회사 이름을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로 바꾼다고 밝혔다./사진=AP연합뉴스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업체인 페이스북이 오는 12월 1일부터 회사 이름을 '메타 플랫폼스'(Meta Platforms)로 바꾸기로 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온라인 행사를 통해 사명 변경 계획을 알렸다. 그는 앞으로는 "페이스북이 아니라 메타버스가 우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로 현실세계와 연결된 가상세계다. 적용 가능한 범위가 워낙 넓어 급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저커버그는 회사 이름을 바꾼 게 '메타버스 퍼스트'(metaverse-first)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최근 내부고발자 등을 통해 제기된 각종 의혹과 비판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이 많다.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한 사명 변경은 흔한 일이기도 하다. 미국 담배회사 필립모리스는 2003년 회사 이름을 알트리아로 바꿨는데, 필립모리스라는 이름에 각인된 담배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거리를 두기 위해서였다. 

구글은 2015년 지주회사 알파벳 만들어 검색엔진으로 제한된 듯 했던 사업영역의 확장을 꾀했다.

◇티커심볼까지 바꾼 페이스북..."'FAANG'이 죽었다"

주목할 건 알트리아와 알파벳이 모두 증시 이름표 격인 티커심볼은 필립모리스와 구글이 각각 사용했던 'MO'와 'GOOGL'을 그대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사명 변경과 함께 티커심볼도 'FB'에서 '메타버스'를 의미하는 'MVRS'로 바꾼다.

메타가 새 티커심볼을 쓰게 되면 미국 증시 대표 기술주를 의미하는 'FAANG'도 'MAANG'으로 바뀌게 된다. FAANG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알파벳의 티커심볼 머리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알파벳이 구글의 티커심볼을 그대로 쓴 덕분에 'FAANA'가 아닌 'FAANG'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이라면 투자자들이 자사 주식을 찾고 거래할 때 쓰는 티커심볼에 강한 애착을 갖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알트리아와 알파벳 같은 기업들이 종전 티커심볼을 계속 사용하려 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주가와 티커심볼에 대한 호감도, 심지어 주가와 티커심볼의 발음 용의성 사이에는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는 것이다.

2016년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애플(AAPL)이나 IBM(IBM) 등의 티커심볼에 대해 투자자들은 높은 점수를 줬지만, 미국 백화점 브랜드 노드스트롬의 티커심볼(JWN)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 회사와 아무 관련도 없어 보일 뿐 아니라 복잡하기 때문이다.

2009년 연구에서는 '똑똑한' 티커심볼일수록 호응이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항공사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스의 티커심볼 'LUV'가 대표 사례다. '사랑'이라는 뜻의 영어단어(Love)를 연상시키는 이 티커심볼은 사우스웨스트를 창조적이고, 재미있는 회사로 비치게 한다는 평가다. 

기존 연구 결과로는 투자자들이 페이스북의 티커심볼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저커버그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페이스북의 흔적을 지우고 싶어하는 건 확실해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