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 '세컨드라이프' 속 시민 모습 /사진=세컨드라이프
가상세계 '세컨드라이프' 속 시민 모습 /사진=세컨드라이프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해 만든 단어 '메타버스'. 디지털로 구현된 가상세계를 말한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아바타를 이용해 현실과 똑같이 친구를 사귀고, 물건을 사며 영화를 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데이터 처리와 그래픽, 통신 등 기술의 발달로 메타버스 세상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 이용률이 오르면서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같은 IT(정보통신) 대기업이나 세계적인 게임회사들이 앞다퉈 메타버스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렇다고 메타버스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이미 30년 전 미국 작가 닐 스티븐슨이 소설 '스노크래시'에서 아바타와 메타버스 개념을 전달했다.그는 현실과 가상 세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확장하는 세계, 즉 메타버스가 생겨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세계 첫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는 세컨드라이프 서비스가 출시된 것도 18년 전이다. 미국의 린든랩이 만든 가상세계 세컨드라이프는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계속 운영되고 있다. 누적 사용자는 20억명 이상, 세컨드라이프 생태계를 통해 발생되는 가치만 연간 6억달러(약 7000억원)에 달한다. 

세컨드라이프 마켓플레이스. 세컨드라이트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각종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다. 세컨드라이프에서 사용되는 가상화페인 린든달러는 실물화폐인 달러로 바꿀 수 있다. 
세컨드라이프 마켓플레이스. 세컨드라이트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각종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다. 세컨드라이프에서 사용되는 가상화페인 린든달러는 실물화폐인 달러로 바꿀 수 있다. 

실물화폐로 바꿀 수 있는 가상화폐 시스템

세컨드라이프 특징 가운데 하나는 플랫폼 안에서 사용되는 가상화페인 '린든달러(L$)'를 실물화폐인 달러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환율로 1린든달러는 약 0.0031달러(3.6원)다. 세컨드라이프에서는 사용자가 옷이나 액세서리, 애완동물 등의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심지어 집이나 건물을 지어 팔 수도 있다. 이렇게 번 돈을 실제로 가져와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세컨드라이프 내 모든 거래는 틸리아페이(tilia pay)라는 결제시스템을 통해 진행된다. 린든랩이 개발한 크로스 플랫폼 결제 시스템이다. 린든달러로 아이템을 거래하거나, 린든달러를 일반 달러로 바꾸는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다. 스노우크래시와 영화 래디플레이원 속 가상세계처럼 실제 세상과 메타버스 세상이 유기적으로 얽히게 되는 것이다. 

세컨드라이프 광장에 모여 토론하고 영상을 즐기는 사용자들 /사진=세컨드라이프
세컨드라이프 광장에 모여 토론하고 영상을 즐기는 사용자들 /사진=세컨드라이프

계속 확장하는 콘텐츠

세컨드라이프 세상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새로운 콘텐츠를 무한대로 추가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 감염증 확산으로 사람들이 온라인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세컨드라이프도 여럿이 함께 비디오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는 가상영화관을 만들었다. 

세계적인 만화책 출판사 제네스코프 엔터테인먼트, 라이선스 대행사 에픽과 계약을 맺고 세컨드라이프 플랫폼 안에 제네스코프 메타버스를 만들었다. 제네스코프는 신데렐라 등 기존 동화를 각색해서 잔혹한 동화에 미녀가 나오는 식의 '그림(Grimm) 동화' 시리즈를 출판한다. 세컨드라이프 사용자는 제네스코프 안에서 다양한 관련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세컨드라이프는 지식재산권보호를 위해 미국 특허청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자체 특허 및 상표 사무소를 만들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메타버스 내 창작자의 활동과 권리를 보호한다. 린든랩은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가상세계 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량 사용자를 잡기 위해 사복경찰 아바타도 운영한다. 

브래드포드 오버웨거 린든랩 회장은 게임 전문 매체 게임스비트와의 인터뷰에서 "18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세계가 세컨드라이프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며 "모두가 세컨드라이프가 되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크리에이터 경제에서 세컨드라이프는 여전히 선두 주자"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