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미국 경제 회복세가 부쩍 둔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여가 관련 소비를 줄이고, 기업들은 구인 규모를 축소하거나 근무 정상화 일정을 미루면서다. 블룸버그는 29일(현지시간) 실물경제 흐름을 반영하는 고빈도 데이터를 통해 미국 경제 회복세에 나타난 델타 변이의 역풍을 보여줬다.
우선 공항을 통해 이동하는 여행객이 다시 줄기 시작했다. 미국 교통안전국(TSA)에 따르면 지난 24일 미국에서 비행기를 탄 이는 147만명으로 3개월여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일주일 평균치가 이달 말 하루 약 176만명으로 한 달 전의 205만명에서 줄었다.
항공업계에서는 여름 휴가 끝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델타 변이 영향도 크다고 지적한다. 헬레인 벡커 코원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단순 여행을 위한 예약이 줄고 예약 취소도 늘고 있다며, 기업들이 회사 복귀를 미루면서 출장 수요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식 수요 역시 줄고 있다. 온라인 식당 예약사이트인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7월 말의 식당 좌석 점유율은 팬데믹 사태 이전인 2009년보다 5~6%포인트 낮았지만, 최근에는 격차가 다시 10~11%로 벌어졌다. 오픈테이블은 델타 변이 확산과 시 정부의 통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호텔에도 빈 객실이 늘고 있다. 숙박정보업체인 STR에 따르면 미국의 호텔 객실 점유율은 최근 4주 연속 하락했다. 수요가 급감하면서 평균 객실요금도 3주 연속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인력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특히 보육 등 대면접촉이 잦은 일자리가 직격탄을 맞았다. 취업정보제공업체 인디드에서는 최근 몇 주 새 코로나19에 민감한 업종의 구인 공고 수가 7% 가까이 줄었다.
아울러 기업들은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의 회사 복귀 일정을 미루고 있다. 정보업체 캐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일주일간 미국 내 10대 회사 밀집지역의 사무실 평균 점유율은 팬데믹 사태 이전의 31.3%까지 떨어졌다. 일주일 새 약 1%포인트, 7월 말보다는 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엘리자 윙어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델타 변이가 개인 서비스에 대한 소비지출의 힘을 억누르려는 신호가 보인다"며 하반기 소비지형에 하방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부문이다.
안 그래도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1.1% 줄어, 0.3% 감소를 예상한 시장을 실망시켰다. 미국 미시간대가 지난 27일 발표한 8 월 소비자신뢰지수도 70.3으로 전월(81.2)보다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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