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아프가니스탄 조력자 이송 작전에 실패한 스가 요시히데 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수백 명에 달하는 협력자를 성공적으로 이송한 한국과 비교하며, 자국민과 현지 조력자를 내버려둔 일본 정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6~27일 약 500명에 이르는 아프가니스탄 체류 일본인과 현지 협력자에 대한 이송 작전을 펼쳤다. 자위대가 대형 수송기를 이끌고 현지로 파견됐다.
그러나 구출된 사람은 교도통신 직원 1명이 전부였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소속 직원과 일본 대사관 등에서 일하던 현지 조력자 대다수는 대피하지 못했다. 파키스탄으로 피신한 조력자 14명도 일본 자위대가 아니라 제3국 수송기를 통해서였다.
일본 정부와 우익 일각에서는 작전 실패에 대해 "지난 26일 카불 공항 근처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탈레반의 검문이 엄격하게 바뀌었기 때문", "일본은 헌법 9조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참사"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한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현지 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 등 390명을 이송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자위대가 재외 일본인을 보호하고 이송하는 것은 자위대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군대 보유를 금지하는 헌법 9조와 아프가니스탄 조력자 구조와는 관계가 없는 것이다.
일본 정부와 자위대가 한국과 달리 아프가니스탄 내 자국민과 조력자 구조에 실패한 것은 안일하고 느린 대처가 원인이었다. 한국군이 지난 22일 현지에 도착하였지만 일본 자위대는 24일에야 현지로 출발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 17일 아프가니스탄 내 모든 자국 민간인을 대피시킨 것과 달리 일본은 그대로 버려뒀다.
한국 정부가 6대의 버스를 이용해 현지 조력자와 그 가족 365명을 카불공항으로 데려온 것과 달리 일본 정부는 자력으로 공항에 온 사람만 구출하려고 했다. 일본 정부도 뒤늦게 버스로 조력자를 이송시키려 했지만, 카불공항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실패로 돌아갔다.
가장 마지막까지 현지에 남아 민간인을 대피시키고, 조력자 이송을 위해 다시 돌아온 한국 외교관과 달리 일본 외교부 직원들은 가장 먼저 대피했다. 특히, 오카다 다카시 주아프가니스탄 일본 대사는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하기도 전에 이미 카불을 떠난 뒤였다.
한편, 지난 28일 마이니치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스가 정부 지지율은 26%로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