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지난 1년 동안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거래했다. 투자열기는 증시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암호화폐시장은 보다 다양한 이들의 투자처로 부상했다. 미국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달 24~28일 미국 성인 1004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얻은 결론이다.
◇'투자문턱' 낮은 암호화폐시장
NORC가 22일(현지시간) 조사 결과를 담아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사거나 판 이는 전체의 13%쯤 됐다. 같은 기간 주식을 거래한 이는 이보다 많은 24%였다.
주목할 건 투자자 면면의 다양성이다. 시장의 다양성은 증시가 암호화폐시장을 압도하지만, 암호화폐시장에는 증시보다 더 다양한 이들이 참여했다.
지난 1년간 암호화폐시장에 참여한 이들 가운데 여성과 유색인종 비중이 각각 41%, 44%였다. 또 연소득 6만달러 미만인 이가 35%를 차지했다. 대학 졸업자는 45%였다.
이에 비해 주식 투자자 가운데 여성과 유색인종은 각각 38%, 35%에 그쳤다. 연간 6만달러 이상 벌지 못하는 이도 27%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반면 대졸자 비중은 51%로 절반이 넘었다. 증시의 문턱이 더 높은 셈이다.
투자자 나이도 암호화폐시장이 평균 38세도 증시(47세)보다 훨씬 낮았다.
◇투자 초보들 온라인에 정보 의존
안젤라 폰테 NORC 경제·정의·사회 부문 부소장은 "암호화폐가 보다 다양한 이들에게 투자기회를 열어젖혔다"며 "이는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큰 만큼 이들이 투자결정을 할 때 좋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암호화폐 거래를 한 이들 가운데는 초보자 비중이 절대적이다. 투자를 시작한 지 반 년도 안 된 이가 61%나 됐다.
이런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대개 정보를 인터넷에 의존했다. 온라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투자정보를 얻는다는 이가 26%로 가장 많았고, 피델리티나 로빈후드 등 온라인 거래 플랫폼 25%, 소셜미디어를 찾는다는 이가 24%였다. 전문 기관으로부터 정보를 얻는 투자자는 2%에 불과했다.
◇투자 안 하는 이유? "잘 몰라서"
NORC는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고 있는 이유도 물었는데, '암호화폐에 대해 잘 모른다'(62%)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35%는 보안을 우려했고, 31%는 '투자방법을 모른다'고 했다. 30%는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을 문제 삼았다.
또 암호화폐에 아직 투자하지 않은 이들 가운데 1년 안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이는 11%에 불과했다.
마크 러시 NORC 경제·정의·사회 부문 매니저는 이에 대해 "암호화폐가 투자 선택지의 하나로 영향력을 유지하겠지만, 예상가능한 미래에는 (주식 같은) 전통 투자처에 계속 뒤처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암호화폐 대표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한 달 사이 3만6000달러가 넘는 고점에서 3만달러 아래 저점까지 20% 수준의 가격 변동성을 보였다. 불과 두 달 전에는 6만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뉴욕증시 다우지수의 최근 1개월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약 3%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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