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스트앤영, 2033년 글로벌 車판매 전기차 압도 '패권시대'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美바이든 '전기차 드라이브'도 주효
전기차 수요 증가세...팬데믹 충격 밀레니얼 세대 "車 사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전기차가 오는 2033년이면 글로벌 자동차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환경규제 강화와 맞물린 친환경차 수요 확대가 '전기차 패권시대'를 당초 예상보다 5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은 최신 보고서에서 전기차가 판매대수로 2023년 미국과 중국, 유럽에서 화석연료차를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12년 뒤면 전기차가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패권을 거머쥘 것이라는 얘기다.

언스트앤영은 또 2045년이면 화석연료를 쓰는 자동차의 판매대수가 전체의 1% 미만으로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련의 전망은 인공지능(AI) 예측도구를 통해 나온 것이라고 한다.

전기차 패권시대의 조기 도래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한 각국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특히 유럽과 중국에서 가솔린이나 디젤을 연료로 쓰는 자동차를 매매하는 데 따른 규제 부담이 커지면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전기차를 살 때는 여러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언스트앤영은 환경규제 수위가 높은 유럽이 가장 빠른 2028년에 전기차 패권시대를 열고, 중국(2033년)과 미국(2036년)이 그 뒤를 따를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미국의 전기차 전환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연비 규제가 느슨해진 탓이라고 짚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임자인 트럼프의 역주행을 만회하느라 애쓰고 있다. 지난 1월 취임하자마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파리협정에 복귀하고, 전기차 전환 속도를 높이는 데 174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이 투자 계획에는 미국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 50만개를 짓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의 공장을 찾아 신형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Lightning)을 직접 시승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시승 전 연설에서 "자동차산업의 미래는 전기차다. 되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포드 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그는 연설 뒤 포드의 신형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Lightning)에 올라 직접 가속페달을 밟았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9일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포드 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그는 연설 뒤 포드의 신형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Lightning)에 올라 직접 가속페달을 밟았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랜디 밀러 언스트앤영 글로벌 첨단제조업·모빌리티 부문 책임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야심적인 목표 아래 조성한 규제 환경이 전기차 패권시대를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기차 모델 다양화도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대 후반이나 30대인 밀레니얼세대들의 부상 역시 전기차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봤다. 이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차량공유 서비스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보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게 낫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은 환경문제에 민감한 세대다. 밀러는 자동차를 갖고 싶어하는 밀레니얼세대의 30%가 전기차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언스트앤영은 유럽이 2031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판매를 주도한 뒤 중국에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 지위를 내줄 것으로 예상했다.

언스트앤영은 또 화석연료차는 2025년 전 세계 등록 차량의 3분의 2로, 5년 만에 그 비중이 1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봤다. 2030년에는 화석연료차 비중이 절반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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