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금융
[대가의 투자레시피]투자비용을 줄이면 수익률도 높아진다④인덱스펀드의 아버지 존 보글
  • 이명헌 기자
  • 승인 2019.11.01 09:00
  • 댓글 0

온라인 쇼핑을 하면서 배송료를 지불하지 않는 물건을 사면 돈을 아낄 수 있다. 새로운 재산을 획득하면서 비용을 줄였으니 그만큼 이득을 얻은 셈이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수료 등 금융회사에 지불할 돈을 줄이면 그만큼 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펀드로 따지면 인덱스펀드가 무료배송 상품에 해당한다.

지수 등 벤치마크를 쫓는 인덱스펀드와 펀드매니저의 적극적인 운용으로 시장을 웃도는 성과를 추구하는 액티브 펀드 중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손실 위험 축소와 저비용·장기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액티브 펀드보다는 인덱스펀드가 더 적합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인덱스펀드의 한 종류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2008년부터 작년 말까지 연평균 24%란 폭발적인 성장을 하면서 대세 상품으로 자리 잡은 것은 이런 이유다.

인덱스펀드 투자란 훌륭한 선택지를 만들어낸 인물은 '인덱스펀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존 보글이다.

 

존 보글 뱅가드그룹 창업자./사진:연합뉴스

"투자자 이익 최우선 하니 돈이 들어왔다"…월가의 이단아에서 성인(聖人)으로

존 보글은 1929년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나 2019년 1월16일 생을 마칠 때까지 월스트리트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 중의 대가로 꼽힌다.

워런 버핏이 주주 서한에서 "미국인 투자자를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한 사람을 기리는 조각상이 세워진다면 그건 바로 존 보글이 돼야한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존 보글은 아버지가 1929년 대공황 위기 때 주식투자로 전 재산을 잃으면서 궁핍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이후 고등학교에 진학한 존 보글은 장학금을 받는 학생이었다. 1951년 프린스턴 대학에 들어가 경제학을 전공했고 세계 최초로 뮤추얼 펀드에 대한 논문을 썼다.

대학 졸업 후에는 당시 펀드 업계 유력 인사였던 월터 모건이 설립자로 있던 웰링턴 자산운용에 입사했다. 1967년 웰링턴 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했지만 회사의 인수합병 문제로 1974년 해고됐다.

다음 해인 1975년 존 보글은 자신의 회사인 뱅가드 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뱅가드란 이름은 19세기 대영제국이 전 세계를 지배했던 당시 영국 넬슨 제독이 탔던 군함 '뱅가드호'에서 따왔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존 보글은 회사 설립 다음 해인 1976년 액티브 펀드 위주였던 펀드 시장에서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500펀드'를 출시해 판매를 시작했다.

존 보글은 자산운용사와 펀드매니저들이 높은 수수료를 받으면서 투자자를 착취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수수료가 저렴한 인덱스펀드에 장기 투자하라고 설파했다.

주식투자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대개 정해져 있고 투자 비용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는 게 존 보글의 생각이었다.

업계에서는 존 보글의 행보를 눈엣가시로 생각했다. 이단아, 골칫거리라고 비판하기도 했고 바보 같은 펀드를 판다며 무시했다. 주가지수에 편입된 모든 종목에 투자하기 때문에 주식에 대한 분석도 없고 이렇다 할 투자 기법도 없다는 조롱이었다.

하지만 뱅가드 500펀드는 저렴한 보수를 바탕으로 다른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을 압도하면서 자산을 키웠다. 현재 운용 규모는 4000억달러에 달한다. 펀드 출시 후 43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0%를 웃돈다.

존 보글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과 함께 광고를 하지 않으면서 비용을 줄이는 등 투자자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계속 노력했다. 이런 철학 덕분에 존 보글은 '월가의 성인'을 불리면서 추앙받았다.

보글은 1996년까지 뱅가드 그룹의 회장으로 활동했다. 회장 퇴임 후에는 뱅가드 그룹 계열사 '보글 금융시장 리서치센터' 대표로 활동했고 13권의 투자 서적도 집필했다.

존 보글은 "투자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다 보니 저절로 돈이 들어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거의 성과는 무시하고 스타를 주의해라

존 보글은 그의 저서 등을 통해 여러 가지 투자원칙을 제시했는데 첫 번째는 저비용 펀드를 선택하라다. 운용 비용이 낮다는 것은 펀드가 높은 운용성과를 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펀드는 낮은 수수료와 회전율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두 번째도 비용에 관한 것으로 투자 조언에 따른 비용이 과도하지 않은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자료:한국투자증권

 

비용을 줄이는 것만큼 강조한 것은 과거를 과대평가하지 말라는 것이다. 존 보글은 수익률 상위 25%에 들었던 펀드의 99%는 평균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수익률이 높은 펀드는 하락하고 낮은 펀드는 상승하는 평균회귀 현상이 명확하고 검증 가능하며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1년에 10% 이상의 수익을 기대해서도 안 되다고 했다. 역사적으로 연평균 수익률이 10%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과거 성과는 일관성과 리스크를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하라고도 조언했다.

같은 맥락에서 '스타'를 경계하라고도 했다. 뛰어난 성과를 내기 전에 스타가 되기 어렵고 스타 매니저의 명성도 지속기간이 짧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자산 규모가 큰 펀드도 오랫동안 뛰어난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봤다. 성과가 좋은 펀드가 대중의 관심을 받으면 이미 전성기가 끝났다는 얘기다.

너무 많은 펀드에 투자해서도 안 된다. 많은 펀드에 투자하면 그만큼 큰 비용이 들어간다. 인덱스펀드도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하나를 선택하는 게 종류별로 여러 개에 투자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자산에 맞는 펀드 포트폴리오를 선택하고 보유하는 것도 중요한 원칙 중 하나다.

 

<본고는 한국투자증권에서 발간한 'GURU CLUB'을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이명헌 기자  lmh@businessplus.kr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명헌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