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업체 자체 라이더풀 꾸려…장비·내비 지원에 비용 부담 커
소상공인들의 대표적 자영업종인 프랜차이즈 업계의 본사와 가맹점간 불협화음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원재료값 및 배달수수료 인상분에 대한 부담을 과도하게 떠넘긴다는 일부 가맹점들의 불만 등이 소송 등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대표적. 여기에 본사의 일방적인 매장 인테리어 추진, 할인 이벤트 진행 등에 대한 논란도 프랜차이즈 업계 일각에서 지속되는 상태다. 이같은 논란은 본사와 가맹점간 사전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상생'을 외치며 동반 성장을 내세웠던 프랜차이즈 업계의 약속도 빛바랜 모습이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의 상생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사례와 원인 등을 짚어본다.[편집자 주]
배달 플랫폼 수수료를 둘러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상생 논의에서 배달 라이더는 제3자로 치부돼 간과되기 십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논의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배달 수수료를 낮췄다가는 자칫 라이더들의 배달 품질까지 덩달아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배달앱 플랫폼의 라이더들은 최저생계비 보장과 플랫폼 업체의 비용절감 추세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노조를 결성한 상태다.
기존 배달앱 플랫폼이 라이더들의 보이콧 등으로 배달을 잘 하지 않던 지역 중국집 등 틈새시장을 찾아 성장해왔지만, 최근 배달 수수료 상한제 논의 등이 제기되면서 배달 플랫폼 라이더들도 권익 추구에 적극적인 모양새다.
국내 주요 배달앱 플랫폼인 쿠팡이츠나 배달의민족은 자체 라이더 풀을 보유하고 있다.
고객이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하면 앱 운영 주체인 플랫폼은 해당 식당에 수수료를 제한 나머지 금액을 보내고, 이중 일부는 라이더에게 지불된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만일 배달앱 플랫폼 수수료를 음식값의 몇 %로 제한하게 되면 그로 인해 손해보는 부분을 라이더 등에게 지불하는 부분에서 만회하려고 할 것"이라며 "그러면 라이더의 배달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배달앱 플랫폼에서는 신속·정확한 배달을 위해 라이더들에게 장비와 자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제공한다. 여러 장소로 배달할 때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찾아주는 것이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자체 내비게이션은 일반 내비게이션과 달리, 배달 동선에 최적화된 것"이라며 "배달앱이 자체 개발해서 라이더들에게는 무상제공되지만 사실상 업체 입장에서는 비용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그는 "플랫폼이 굳이 비용이 드는 자체 내비 개발 등을 수행하는 이유는, 플랫폼의 본질인 중개업을 활성화해서 중개만으로 충분한 수익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가 적용되면 당장 가맹점주를 보호하는 효과는 발생하겠지만, 풍선효과로 라이더나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이유석 동국대 교수는 "라이더들이 충분한 수익 창출이 안 되면 시스템에서 이탈할 것이고, 그러면 라이더 한 명당 담당하는 거리도 더 멀어져 결국에는 선한 의도로 배달 수수료 상한제를 실시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최종 소비자가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면서 시장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시장친화적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배달 라이더들이 형식적으로는 개인사업자이지만 실질적인 노동의 특성은 노동자인 이중적인 구조가 해결과제로 꼽혔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는 "법적 시각에서 배달 라이더의 노동자성을 강조해서 노동 관련 법들을 적용해야 한다"며 "배달앱을 통해 업체 전속 라이더뿐만 아니라 경쟁 라이더도 선택해 배달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야 라이더의 사업자 성격이 강화되겠지만 배달앱 플랫폼의 알고리즘 지원을 받아 다량 주문을 한 번에 처리하는 업체 전속 라이더들을 제치긴 힘들 어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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