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 이르면 3월 또는 4월초에는 결론 예상
"전례있어 불가능하진 않아" vs "사업자체가 늦어질 수도"
7조8000억원 규모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의 향방이 이르면 다음달 결정된다. HD현대중공업의 수의 계약으로 끝날지, 아니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경쟁입찰이 이뤄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간 사업자 선정 갈등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K-방산 '원팀'으로 해외 주요 수주전에 나서기 위해 '공동개발·분할건조'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서 KDDX 생산 능력을 갖춘 방산 업체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지정했다. 산업부가 이례적으로 복수업체를 지정하면서 최종 사업자 선정의 공은 방위사업청으로 넘어가게 됐다. 내달로 전망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심의해 결정한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주한 업체가 건조까지 하는 관행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한화오션은 공동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DDX의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진행했다. 그동안에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이상 기본설계 기업이 상세설계와 선도함 제작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KDDX의 경우 한화오션이 도전장을 낸 상황이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KDDX 관련 군사기밀 유출 혐의 등을 문제삼아 경쟁입찰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양사가 그동안 KDDX를 둘러싸고 상호 고소·고발을 주고 받으며 신경전을 펼쳐오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고소·고발의 상호 철회가 이뤄졌지만 KDDX 사업에서의 입장차는 여전하다.
다만 산업부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두 기업을 모두 방산기업으로 선정한 상황 속에서 경쟁입찰이 불가피한데, 방사청이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동 설계'를 택할 가능성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양사 모두 KDDX 건조 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상세설계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선도함이 두 척 발주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따로 한 척씩 선도함을 만들 수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일 개최한 '국내외 함정 사업 발전적 추진 방향 모색'이란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박진호 전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은 공동 건조에 장점을 제기했다. 아울러 문제가 되는 상세설계에 소유·실시권을 공동으로 보유하면 향후 추가 함정 건조에도 기존 설계를 활용할 수 있어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은 "KDDX와 관련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쟁 본질은 상세 설계에 있다"며 "과학기술통신법에 근거한 공동 투자 형태로 조정해, 상세설계에 대한 소유권과 실시권을 보유하면 후속함 사업에 반영해야할 설계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장보고-Ⅲ 배치(BATCH)Ⅰ 등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공동으로 기본설계 연구에 참여했던 선례가 있어 불가능한 주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공동 설계 방식의 경우 KDDX 사업의 속도 자체를 늦출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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