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 사진=연합뉴스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 사진=연합뉴스

'공제창해(共濟滄海)'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해 9월 KT의 새 수장으로 선임된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다짐과 마음가짐을 사자성어로 풀어달라'는 질문을 받고 답한 말이다.

한학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김 대표는 당시 질문에 즉석에서 '공제창해'라는 사자성어를 만들어 "함께 공, 건널 제를 써서 넓고 험한 바다를 함께 건너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김 대표의 답변은 본인이 KT를 새롭게 이끌어 가면서 맞이하게 될 여러 난관들을 조직 내 단합으로 '함께' 극복하자는 의미로 풀이됐다. 

특히 관련 업계와 KT 조직 내외부 일각에서는 '함께'라는 단어가 김 대표의 향후 경영 행보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그리고 이같은 예측은 취임 이후 1년여간 김 대표의 경영 행보를 통해 확인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제 올 초 신년사에서 부터 "함께 성장하며 함께 보람을 나눌 수 있도록 힘차게 도전하자"고 임직원들 격려한 김 대표는 여러 차례 '함께'하는 파트너십을 강조해 왔다.            

특히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04'에서 김 대표는 "KT는 통신 역량에 IT(정보기술)와 AI(인공지능)를 더한 '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하면서 '글로벌 파트너와 멀티 거대언어모델(LLM)을 함께 구현하겠다'는 전략도 밝혀 참석자들의 주목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제 이같은 김 대표의 경영 행보와 전략은 글로벌 대표적 빅테크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을 이끌어 내면서 더욱 주목 받는 분위기다. KT가 AI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MS와 수조 원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김영섭 KT 대표(오른쪽)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영섭 KT 대표(오른쪽)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 대표와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MS CEO는 지난달 27일 미국 워싱턴주 MS 본사에서 만나 AI, 클라우드, IT 분야 사업 협력 및 역량 공유를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파트너십을 통해 향후 5년간 KT와 MS는 관련 인프라와 R&D 등에 2조4000억원을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KT는 최대 4조6000억원의 누적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파트너십은 MS가 주요 국가의 정부가 아닌 개별 기업과 맺은 것 중 이례적으로 큰 규모의 투자라는 게 KT 관계자의 전언이다. 

따라서 향후 두 회사가 협력을 통해 이뤄낼 성과에 업계의 기대감도 일찌감치 모이는 분이기다. KT의 협력 상대인 MS가 대표적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데다, 양사가 파트너십을 통해 계획하는 목표가 IT, AI분야 최신 기술과 서비스 분야를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KT와 MS는 내년 상반기 중 오픈AI의 음성 AI 모델인 GPT-4o 기반 한국형 모델을 개발하고, 산업별로 특화된 소형언어모델 등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공, 금융권 대상 클라우드 서비스 등도 공동 개발에 나서게 된다.

여기에 KT는 별도로 자사가 개발한 초거대 AI '믿음'도 계속 키워나갈 계획이어서 향후 MS와 협업으로 인한 관련 기술과 서비스의 시너지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도 이와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지금은 빅테크 기업이 선도하는 AI 기술 경쟁 시대로 최고의 역량을 보유한 빅테크와 파트너십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들과 협력을 통해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고수들의 협력 파트너로 존중받으며 성장해나가는 것이야말로 지금 KT에 필요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KT가 AI 전환의 선구자가 될 것'이란 목표도 임직원들에게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김 대표의 최근 행보는 고객, 파트너, 협력사, 조직원 등과 함께하는 신뢰의 '믿음' 경영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KT가 야심차게 출시한 AI의 브랜드명 '믿음' 처럼, 김 대표의 경영 행보가 고객과 파트너의 믿음을 이끌어내 어떤 성과를 일궈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배충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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