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삼양그룹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삼양그룹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삼양그룹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삼양그룹

일본 3만3000여개, 미국과 독일 1만여개, 한국 10여개. 창업 100년을 넘는 기업 수다.  

조사 시기 및 기관, 업종 구분 등 선정 기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경제산업계에서 추산하는 우리나라 100년 기업 수는 10여곳으로 꼽힌다.

일본과 독일, 미국 등에 비해 산업화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긴 하지만 우리나라 장수기업 수는 주요 글로벌 경쟁국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란 게 현실이다.

이같이 우리나라 장수기업이 귀한 현실에서 또 하나의 '100년 기업'이 탄생했다. 삼양그룹 얘기다.

지난 1일 삼양그룹은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1924년 당시 경성방직 사장 김연수가 '삼수사'를 창립한 이후 지난 100년간 그룹의 역사를 이어왔다.

창립 초기 농장으로 시작했던 사업 분야도 확장과 발전을 거듭해 현재의 식품, 화학, 바이오 분야 등으로 진화됐다.

실제 1955년 울산에 당시 국내 최대 규모 제당공장을 준공해 부족했던 설탕을 공급하고 1969년 전주에 대단위 공장을 세워 폴리에스테를 사업에 진출해 세계 10대 화학섬유회사로 성장한 삼양그룹은 1980년 신소재 및 석유화학 부문 진출, 1990년대 의료바이오사업 시작 등 꾸준한 성장을 지속해왔다.   

현재도 찬환경, 재활용 소재로 화학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는 삼양그룹은 관련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받고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100주년 기념식 인사말을 통해 "지난 100년의 성취는 분명 의미가 있지만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내야 하는 무거운 책임감이 크다"며 "오늘 이 자리를 절실한 마음으로 새로운 시대에 삼양이 추구하는 바를 다시 한번 새기는 계기로 삼고, 새로운 100년 역사를 시작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건호 삼양홀딩스 전략총괄 사장이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삼양그룹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삼양그룹
김건호 삼양홀딩스 전략총괄 사장이 창립 100주년 기념식에서 삼양그룹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삼양그룹

삼양그룹은 미래 도약에 더욱 집중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 바탕에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스페셜티 기업'이라는 청사진이 있다. 

이와 관련 삼양그룹은 설탕, 전분당, 밀가루 등 기초 식품을 바탕으로 대체 감미료 '알룰로스' '수용성 식이섬유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등의 소재로 해외 판로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창립 기념식에서 김건호 전략총괄 사장은 "100년전 배고픈 국민들을 위해 농장으로 시작한 삼상이 성장과 혁신을 거듭해 오늘날 반도체와 유전자 치료제 같은 글로벌 첨단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며 "화학, 식품, 의약바이오, 패키징 등 사업 영역 전체에서 헬스&웰니스(Health & Wellness), 어드밴스드머티리얼즈&솔루션즈(Advanced Materials & Solution)를 핵심으로 더 건강하고 더 편리한 삶을 위한 혁신을 만들겠다"는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이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삼양그룹에 주목되는 것은 '100년 기업'에 맞는 위상을 어떻게 갖출 것이냐도 관심사다. 

실제 재계와 산업계 등의 일각에서는 삼양그룹의 해결 과제도 함께 거론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대표적 지표가 매출과 재계순위다. 삼양그룹의 전체 매출 규모는 약 5조 원 수준, 재계 순위도 60위 권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100년 기업에 맞는 외형 확대도 필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노력도 필요하다. 

최근 삼양홀딩스의 공시 자료 등에 따르면 지주사인 삼양홀딩스는 기업지배구조 개선 성적이 저조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 핵심지표 준수율이 약 27% 수준으로 코스피 상장사 평균 준수율(약 63%)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회사 삼양홀딩스의 오너일가 지분율(약 40% 이상)이 편중된 점도 '가족회사'라는 일각의 지적을 받게 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 및 제품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한 브랜드 인지도도 끌어 올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실제 시장에서는 삼양그룹을 라면 회사와 혼동하는 경우를 흔치않게 볼 수 있다.

오랜 업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혼동되는 브랜딩 전략을 개선시킬 필요성도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처럼 삼양그룹이 일각의 지적을 상쇄시키고 더욱 확고한 100년 기업의 위상도 갖출 수 있길 기대해본다.  

배충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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