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형은행들 S&P500 기업 3Q 주당순익 2.6% 증가 예상
2020년 3Q 이후 최악...'고유가' 에너지 업종 빼면 '마이너스'

페덱스는 지난달 배송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며 실적 전망을 비관하는 한편, 글로벌 침체 가능성을 경고해 하루 새 주가가 역대 최대인 21% 추락한 바 있다. / 사진=픽사베이
페덱스는 지난달 배송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며 실적 전망을 비관하는 한편, 글로벌 침체 가능성을 경고해 하루 새 주가가 역대 최대인 21% 추락한 바 있다. / 사진=픽사베이

미국 기업들의 지난 3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이후 또다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미국 월가 대형은행들이 뉴욕증시 간판인 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를 340억달러 낮춰 잡았다고 전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월가 대형은행들은 S&P500 기업들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동기대비 2.6%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3분기 초 예상했던 9.8%에 함참 못 미친다. 예상대로라면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약한 증가세가 된다.

월가의 이런 비관적인 전망에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미국의 경기악화 조짐을 둘러싼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월가에서는 이런 현실을 반영해 올 들어 이미 25%가량 추락한 S&P500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재조정하고 있는데, 최근 실적 전망들이 아직도 너무 낙관적이라는 게 많은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이라고 꼬집었다.

오마르 아길라 슈왑 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전망들이) 내가 합리적으로 기대하는 것보다 여전히 높다"며 "수치가 꼭 극적으로 내려올 필요는 없지만 내가 가능성을 높이 보는 대로 연준이 수요를 파괴하는 여정에 성공한다면, 내년 상반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강력한 금리인상 공세로 구매력을 떨어뜨려 경기를 악화시키면 그 파장이 기업들의 실적에 드러날 것이라는 얘기다. 

한 예로 페덱스는 지난달 배송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며 실적 전망을 비관하는 한편, 글로벌 침체 가능성을 경고해 하루 새 주가가 역대 최대인 21% 추락한 바 있다.

주목할 건 미국 간판 기업들의 3분기 순익이 월가 예상치에 부합해도 8%가 넘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감소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더욱이 3분기 순익 증가세는 고유가 덕을 톡톡히 본 에너지 업종이 주도했다. 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들의 3분기 EPS는 오히려 3.8%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S&P500 기업들은 매출의 3분의 1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두드러진 달러 강세 행진에 따른 역풍을 피할 수 없다.

다만 현 시점에서 본 내년 전망은 꽤 낙관적이다. S&P500 기업들의 EPS가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6.5%, 5.5%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소매판매 지표의 개선과 최근 두드러진 국제유가 하락세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한편 미국 기업들이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은 다음주 주요 은행들을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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