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계, 팬데믹 폭락장 최대 큰손 부상 증시 반등 주도
골드만, 금리상승·성장둔화·실업사태에 내년 투매 예상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폭락장에서 최대 큰손으로 부상한 미국 가계 투자자들이 내년에는 더 많은 주식을 팔아치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리상승과 성장둔화, 실업사태가 그 배경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3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 팀은 최신 투자노트에서 미국 가계 투자자들이 거시경제적 요인들을 배경으로 내년에 미국 증시에서 1000억달러(약 144조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틴은 "역사적으로 성장둔화와 실업률 상승은 가계의 주식 매도를 동반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에 맞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여파로 미국의 성장률이 올해 1.6%에서 내년에는 0.9%로 둔화하고, 실업률은 3.6%에서 4%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가계 투자자들은 2020년 이후 미국 증시에서 최대 매수 그룹으로 떠오르며 팬데믹발 폭락장의 반등을 주도했다. 골드만삭스는 그러나 올 2분기 들어 이들의 주식 구매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초 35%를 밑돌다가 한때 45%를 훌쩍 넘겼지만, 최근에는 증시 하락과 더불어 39%로 낮아졌다. 그 사이 현금 비중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코스틴 전략가는 가계의 개인투자자들은 위험회피 성향이 특히 강하다며 지난 1년간 이들의 신용잔고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이 선호했던 고성장주와 투기성 종목들이 금리상승과 맞물려 큰 피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코스틴 팀은 다만 "많은 투자자들이 올해 주식 투자 비중을 낮췄지만, 주식에 대한 자산배분은 역사적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헤지펀드, 뮤추얼펀드는 물론 가계의 주식 익스포저(위험노출) 수준은 지난 10년에 비해 아직 높다고 지적했다. 거시경제 환경이 나빠지면 이들이 주식 익스포저 수준을 낮출 여지가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골드만삭스는 대신 기업들이 내년에 미국 증시에서 최대 수요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경제가 다행히 연착륙(소프트랜딩)하게 되면 강력한 자사주매입(바이백) 바람이 일어나되, 주식 발행 수요는 약해질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문제는 시장은 물론 제롬 파월 연준 의장마저 연착륙 가능성을 낮게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달 세 번째 '자인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보다 경기제약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 연착륙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물가상승률을 안정 목표치인 2%로 낮추려면 금리인상 공세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경기연착륙에 성공하면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이 내년 말 4000선에 이르겠지만, 투자자들이 경기침체 리스크를 주가에 반영하면 지수가 내년 말 3750선에 도달하기 전에 315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S&P500지수는 이날 3678.43으로 전 거래일 대비 2.59% 올랐다. 지난달에는 9.3% 추락했다. 9월 기록으로는 2002년 이후 최악이다. 지수는 올 들어 23%가량 하락했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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