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연례회의 한 목소리..."인플레이션 억제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

미국의 한 대형 마트 진열대/사진=연합뉴스
미국의 한 대형 마트 진열대/사진=연합뉴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저금리와 저물가의 시대가 끝났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요인들의 충격이 막대했다는 평가다. 

29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회의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는 일제히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신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세 사람은 모두 금리를 빨리 올리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고 결국 중앙은행들의 더 극적인 조치가 필요해져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 과정은 고통이 수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도 "최악의 고통은 지금처럼 높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지속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대부분 선진국들에서 10년 넘게 지속됐던 초저물가가 종지부를 찍었다고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은 입을 모았다. 이들은 모두 세계 경제가 경쟁적 블록으로 쪼개지면서 공급망이 분열되고 생산성이 떨어지며 비용이 오르고 성장은 둔화할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낮은 환경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팬데믹과 막대한 지정학적 충격의 결과로 풀린 힘이 있다. 이는 우리가 운영하는 범위 내의 전체 그림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낮은 인플레이션 환경이 "지금은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역동성 전환은 세계 중앙은행들이 어떻게 경제를 관리할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지금 매우 달라진 역동성에서 살고 있다"며 "통화정책을 매우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인플레이션을 전망하는 것은 훨씬 더 힘든 과제가 됐다고 파월 의장은 고백했다. 그는 "우리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얼마나 몰랐는지를 더 잘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베일리 총재는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이 "상전벽해(a sea change)"에 있다며 영국에서 코로나19가 "고용시장과 행동방식에 구조적 유산을 남겼다"고 말했다. 낮은 실업률 속에서 과도한 임금인상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와 식품가격이 올라 유럽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며 유럽은 미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과 같은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가격이 어떻게 될지가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금리를 신속하게 올릴 것이라는 연준의 의지를 강조하면서 미국에서 "고물가 체제(high inflation regime)"가 확고히 자리 잡는 일을 막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연준은 이달 기준금리를 30여년 만에 최대폭인 0.75%포인트 올려 기준금리를 1.50~1.75%로 끌어올렸다. 

김신회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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