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그동안 제롬 파월 의장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위협은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1990년 이후 최고(전년동기대비 6.2%)로 치솟자 연준의 인플레이션 평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Team Transitory' 비판

연준은 물가상승 범위가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경제 재개방에 국한된 것이지, 경제 전반의 상황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최근의 물가상승세가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상당수 분석기관들은 연준의 이같은 내러티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향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나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에 반영된 인플레이션 평가가 다소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연준의 통화긴축 행보도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테이퍼링(양적완화 규모 축소)이 끝나는 내년 6월 이후가 아니라 내년 3월에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 추이(전년동기대비)/자료=FRED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 추이(전년동기대비)/자료=FRED

 


▶미니 스태그플레이션

1970년대처럼 전면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더라도 '미니 스태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 분위기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불황 속에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이다.

누리엘 루비니 루비니마크로어소시에이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헤지펀드의 제왕'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리자,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스태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고해왔다. 

미니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이들은 공급부족에 따른 물가 오름세가 내년까지 시차를 두고 소비지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되면서 수요 위축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본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 등은 미니 스태그플레이션이 미국뿐 아니라 다른 주요국에서도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중앙은행들을 궁지로 몰아넣기 쉽다고 지적한다.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 가운데 어느 한 쪽에만 통화정책 기조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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