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3분기 성장률 부진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다. 불황 속에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칠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 모습이다.
▶뚝 떨어진 美성장률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지난달 28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전분기 대비 연율)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분기의 6.7%, 시장 예상치인 2.7%보다 한참 낮은 것이다. 공급망 불안 여파로 재화 소비지출이 크게 준 게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월가에서는 3분기 성장률 부진에 실망감을 표하면서도 4분기에는 반등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소비·고용지표가 3분기 후반부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서비스 부문의 회복세가 전체 성장세를 떠받쳐줄 것이라는 기대다.
더욱이 내년에는 공급망 혼란이 어느 정도 누그러져 재고 투자가 늘면서 성장세가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논란
스태그플레이션 논란은 사실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가능성 있다는 의견과 과장되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온 가운데 최근 다시 논란에 불이 붙고 있는 모습이다.
구글 검색엔진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검색 빈도가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월가 대형은행들도 최근 고객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난달 말 발표한 유력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도 경기호황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는 사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관론자들은 1970년대 수준의 위기는 아니라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만큼 스태그플레이션 재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반면 최근의 경기둔화는 공급망 불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것으로 인플레이션 위협도 결국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대로 곧 누그러질 수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ESG 역풍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 특히 친환경 투자 바람의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투자가 세계적인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친환경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과 잠재적인 리스크도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블랙록과 블랙스톤 등 ESG 투자를 주도해온 세계적인 '큰손'들은 금융회사의 지원 축소에 따른 화석연료 기업의 자금조달난, 친환경 전환 과정에서의 전세계∙신흥국 에너지 부족, 전체 에너지 부족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등을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