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주요 국가와 지역에서 '반도체 패권'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각국 정부가 주요 반도체 회사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노력 중이다. 특히, 반도체 공장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산업 발전은 물론 일자리도 만들 수 있어서다.
세계 반도체 경쟁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곳은 미국도 유럽도 아닌 대만이다. TSMC를 주축으로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국 본토와 함께 팹리스(반도체 설계) 경쟁력도 빠르게 올리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회사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미국이 55%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21%), 대만(7%), 일본(6%), 중국(5%)이 뒤를 이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은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회사 비율이 높았다. 다만, 한국과 일본은 팹리스 비율이 각각 1%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은 세계 팹리스 시장에서 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TSMC 점유율이 60%에 육박하고, UMC도 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대만 팹리스 업계도 급성장 중이다. 대만은 지난해 미디어텍 등을 앞세워 세계 팹리스 시장 점유율 18%로 미국(64%)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중국 화웨이 산하 하이실리콘과 칭화유니그룹의 UNISOC 등과 합하면 중화권 팹리스 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3%에 달한다.
팹리스 수요는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 발전에 영향을 준다. 팹리스가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 첨단 반도체를 설계하고, 이를 통해 반도체 미세 공정 발전을 이끄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단순히 공장을 유치하는 것보다 최신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은 특히 팹리스 기술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