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양→인플레이션→금리상승' 경제에 오히려 이로워
현재 재정부양 규모는 문제 안 돼...인플레이션 위협 일시적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4조달러 규모의 재정지출 계획을 밀어붙여야 한다며, 이 결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금리가 올라도 미국 경제에는 궁극적으로 이로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옐런 장관은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한 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10년간 연간 4000억달러의 재정을 추가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다음 추가 재정지출 패키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부양책이 아니라 우리 경제가 오랫동안 필요로 했던 걸 해결하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옐런은 4조달러 규모의 추가 재정지출은 "과도한 인플레이션"(inflation over-run)을 촉발하기 충분치 않다고 봤다. 그는 재정부양 여파로 물가가 "급등"(spurt)해도 내년에는 시들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우려하는 인플레이션 위협을 일시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옐런 장관은 다만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지속돼 금리가 어느 정도 올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고 봤다. 파월의 전임자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동안 연준을 이끈 그는 "우리는 현재 너무 낮은 인플레이션, 너무 낮은 금리와 지난 10년간 씨름해왔다"며 "이를 (정상적인 금리 환경으로) 되돌리고 싶다. (재정부양책이) 조금이라고 도움이 된다면, 나쁜 게 아니라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은 "궁극적으로 다소 높은 금리환경이 돼도 사회와 연준의 관점에서는 실제로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의 이날 회견은 지난 주말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진행됐다.
옐런은 G7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일부 일어나고 있는데, 영구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적어도 전년대비 기준으로는 올해 내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어쩌면 3%대 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은 대개 물가상승률 2%를 물가안정 목표치로 삼고 있다. 이를 훌쩍 넘는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적어도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미국 재무부 한 관리에 따르면 이번 회의 참석자들은 지난달 28일 전화통화로 옐런에게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점을 물었다고 한다. 이들은 결국 올해 두드러진 물가상승세가 일시적이라는 옐런의 판단에 동의했다고 이 관리는 전했다.
옐런은 통화정책당국자들이 잠재적인 물가상승세를 다스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침체됐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재정부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4.2%를 기록했다.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다. 5월치는 오는 10일 발표된다.
연준이 물가지표로 가장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4월 3.1%(전년동기대비)를 기록했다. 1990년대 이후 최고치다.
연준은 물가와 고용에 실질적인 추가 진전이 있지 않으면 월간 최소 12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테이퍼링)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파월 의장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통화부양 규모를 줄이는 일은 조만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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