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전망을 상향조정하되, 통화긴축이 임박했다는 신호는 따로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제로(0)금리 기조와 함께 양대 통화부양책으로 꼽히는 양적완화(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신호는 빨라야 오는 8월 말에나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팬데믹 사태 이후 첫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2024년보다 앞선 2023년이 될 것임을 시사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예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서베이...테이퍼링·금리인상은
블룸버그는 13일(현지시간) 유력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 결과를 놓고 이같이 보도했다. 51명의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지난 4~10일 실시한 조사에서 대다수가 연준이 오는 15~16일 FOMC 정례회의에서 기존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봤다. 제로금리 기조 아래 매월 120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다.
연준은 이번 회의 뒤에 공식 성명과 함께 중장기 정책전망도 함께 발표한다. 지난 3월에 이어 3개월 만의 개정판이다. 시장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통화정책 결정보다 FOMC의 전망에 더 촉각을 기울여왔다. 기준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 특히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점도표의 내용이 지난 3월보다 빠른 금리인상을 시사할 것으로 봤다. 연준이 당초 예고한 2024년이 아닌, 2023년에 팬데믹 사태 이후 첫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2023년 말과 이듬해 말에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들은 연준이 테이퍼링은 서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적어도 잭슨홀미팅이 예정된 8월 말에나 신호를 발신할 것이라고 답한 이가 40%쯤 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미팅(8월 26~28일)에서 어떤 식으로든 테이퍼링 신호를 줄 것이라는 월가의 예상과 부합한다.
24%는 오는 9월에 테이퍼링 신호가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테이퍼링 공식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양분됐다. 9월과 12월을 꼽은 이가 각각 33%였다.
잭슨홀미팅은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매년 여름에 여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 경제학자, 금융시장 인사들이 두루 모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정책 향방을 예고하는 자리가 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스콧 앤더슨 뱅크오브웨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올랐지만, 연준은 금리인상과 테이퍼링에 대한 인내심을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연준은 결국 정책목표를 향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장률·인플레이션 전망치 높일 듯...고용이 발목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경기전망을 상향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지난 3월 올해 성장률로 6.5%를 예상했지만, 설문조사에서는 전망치가 6.6%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인플레이션 지표도 마찬가지다.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7%로 지난 3월 예상치보다 0.3%포인트 높여 잡을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점쳤다.
반면 고용시장 전망은 더 나빠질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말 실업률 전망치가 4.7%로 당초 예상(4.5%)보다 높아질 것으로 봤다.
존 실비아 다이내믹이코노믹스트래티지 설립자는 "실업률이 목표치를 웃돌고 실업률 낮추기의 진전이 더딘 만큼, 연준이 완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수는 55만9000명으로 기대치(65만명)에 못 미쳤다. 팬데믹 사태 이후 약 760만명이 아직 일자리로 복귀하지 못한 셈이다. 그나마 실업률은 4월 6.1%에서 5월 5.8%로 떨어졌다.
설문조사에 응한 이코노미스트들은 테이퍼링 개시 조건으로 실업률이 5%쯤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톰 올릭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올 하반기, 잠재적으로는 잭슨홀미팅에서 초기 신호를 준 뒤 내년 초에 테이퍼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또한 6~7월 고용지표가 연준이 거듭 말해온 정책목표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substantial further progress)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테이퍼링을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74%가 파월 연임 예상...후임 1순위는 브레이너드
이밖에 내년 2월 임기를 마치는 파월 의장에 대해서는 74%가 연임을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파월 의장이 연임 여부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연임을 바라고 있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파월의 가장 유력한 후임으로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19%)가 꼽혔다. 브레이너드는 파월과 같은 비둘기파(통화부양 지지)지만, 공화당원인 그와 달리 민주당원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재무부에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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