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부의 불평등을 키웠다는 비판이 한창인 가운데 부자들도 마음이 편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갑부들의 자산관리회사로 유명한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UBS GWM)는 'UBS 인베스터워치'(UBS Investor Watch) 6월호에서 팬데믹 사태가 부자들의 마음가짐에 일으킨 변화에 주목했다.
이번 호는 미국과 유럽 주요국, 중국 등 전 세계 15개 시장에서 100만달러(약 11억원) 이상의 투자자산을 보유한 3800명을 상대로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삼았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팬데믹이 삶에 대한 부자들의 관점을 바꿔놓았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의 79%가 팬데믹 사태를 계기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영국의 한 남성 투자자(44)는 "미래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 내가 원하는 삶이 뭔지 더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대다수인 93%는 이미 가진 부에 대해 전보다 더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심지어 66%는 자신이 다른 이들보다 많은 재산을 가졌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낀다고 했다.
남을 도와야 한다는 데 대한 공감대도 커져 45%가 기부액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38%는 현상유지를 원했고, 기부를 줄이겠다고 한 이는 17%에 그쳤다.
투자에 대한 생각도 크게 바뀌었다. 응답자의 90%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걸맞은 투자를 하고 싶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59%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에 더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출신의 한 남성 투자자(43)는 "이 세상을 내가 아는 것보다 더 나은 곳으로 남기고 싶다"며 "그게 옳은 일이고, 내가 지속가능한 투자를 생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시하는 지속가능 투자는 아시아지역에서 상대적으로 큰 호응(70%)을 얻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난 1일 낸 투자노트에 따르면 올 들어 글로벌 증시로 유입된 10달러 가운데 3달러가 ESG 관련 펀드로 흘러들었다. BofA가 눈여겨 보는 글로벌 ESG펀드(약 1900개)의 운용자산은 사상 최대인 1조4000억달러로 지난 1년 새 두 배로 늘었다고 한다.
이밖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1%는 삶이 정상을 되찾으면 이전보다 소비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물질보다는 사회적 활동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답한 이가 77%에 달했다. 소비 확대 1순위로는 여행·휴가(59%), 외식(52%), 스포츠·오락(45%)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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