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글로벌가 14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3년 만에 80억달러서 1000억달러+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직상장을 통해 나스닥시장에 진출한 코인베이스는 일종의 공모가인 준거가격 250달러보다 52% 높은 381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다. 시초가보다 14% 하락한 328.28달러로 거래를 마쳤지만, 장중에는 한때 429.54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로써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은 완전 희석 기준으로 858억달러(약 96조원)에 이르게 됐다. 완전 희석 기준이란 스톡옵션이나 일정 기간 매도할 수 없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 향후 시장에 풀릴 수 있는 물량을 모두 반영한 것이다. 코인베이스 시총은 이날 고점 기준으로 1000억달러를 훌쩍 넘었다.
코인베이스가 장외에서 마지막 자금조달을 한 2018년에 평가받은 기업 가치는 80억달러에 불과했다.
코인베이스는 뉴욕증시 간판지수인 S&P500에 편입된 500개 기업 가운데 시총 상위 93개 기업 다음 가는 몸값을 자랑하게 됐다. 나스닥시장을 운영하는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소유한 인터컨티넨탈거래소(ICE)의 시총을 합한 것과 맞먹는 규모다.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데뷔 성공에 비트코인 가격도 이날 6만4000달러를 넘어서며 또다시 신기록을 세웠다.
◇"암호화폐산업 정당화 분수령"
IBM 엔지니어 출신인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 등이 2012년 비트코인 거래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코인베이스는 최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면서 저변을 크게 늘렸다. 2019년 말 3200만명이던 이용자가 1년 새 4300만명으로 늘었고, 현재는 5600만명이 코인베이스의 서비스를 쓰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랠리를 주도해온 개인투자자들의 호응이 컸다. 코인베이스가 전통적인 기업공개(IPO) 대신 직상장을 선택한 데도 이들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암스트롱 CEO는 나스닥 데뷔를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과 유튜브를 통해 개인투자자들과 소통했다. 상장을 앞둔 미국 기업이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연 것은 이례적이다.
코인베이스의 성공적인 나스닥시장 진출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미국 증권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까다로운 상장 심사를 통과했다는 건 신뢰할 수 있는 인프라라는 걸 인정받은 셈이다.
낙관론자들은 코인베이스의 성공적인 나스닥 데뷔가 암호화폐시장이 더 성장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영국 암호화폐 거래소 루노(Luno)의 마커스 스웨인폴 CEO는 "(코인베이스의 상장이)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의 사업을 정당화할 것"이라며 암화화폐산업이 얼마나 크고, 얼마나 크게 성장하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은 맹점
다만 코인베이스가 암호화폐 매매 수수료에 수익을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맹점으로 꼽힌다.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 가격 움직임이 성쇠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암호화폐에 회의적인 입장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뉴욕 이코노믹클럽 주최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공동 창업자와 가진 온라인 회견을 통해서다.
파월 의장은 "암호화폐는 정말 투기수단"이라며 "지급수단으로는 활발하게 사용되지 않고 있다"며 암호화폐를 금에 비유했다. "수천년간 인류는 금에 산업용 금속으로서는 갖고 있지 않은 특별한 가치를 둬왔다"는 것이다. 금도 사실상 특별한 가치가 없다는 얘기다.
코인베이스 거래 수수료에서 양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나 된다.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코인베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1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3억2230만달러로 전해의 손실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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