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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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18일 급락하면서 한때 약세장 문턱까지 왔다.

암호화폐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밤 한때 5만2148.98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주 기록한 사상 최고치 6만4829.14달러에 비하면 19.6% 추락했다. 24시간 새 고점 대비 낙폭은 15%에 이른다. 마켓워치는 지난 2월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라고 지적했다.

19일 오전 5시 40분 현재는 5만6151.78달러까지 반등했다.

시장에서는 보통 자산가격이 전 고점 대비 10% 이상 내리면 조정 국면, 낙폭이 20% 이상이면 약세장에 돌아선 것으로 본다. 비트코인은 조정 국면을 한참 지나 약세장을 코앞에 두게 된 셈이다.

비관론자들은 암호화폐의 변동성 리스크(위험)가 새삼 확인된 것이라며 경계감을 곧추세우고 있지만, 낙관론자들은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큰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급락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다만 비트코인이 이날 약세장 문턱까지 추락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자료=코인데스크
자료=코인데스크

◇"기회 놓칠 수 없다"...코인베이스·도지코인도 'FOMO'

우선 암호화폐에 대한 투기 열기가 과도한 데 대한 경종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최근 극적인 널뛰기를 한 도지코인이 대표적인 근거로 거론된다. 도지코인은 올 들어 6700% 올랐다.

한때 장난거리로 여겨졌던 도지코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점을 찍으며 시가총액 기준 5대 암호화폐로 급부상했다가 이튿날에는 급락해 시총 8위까지 밀렸다.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비트코인 강세론자인 마이크 노보그라츠는 최근 한 온라인 행사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까지 10만달러, 오는 2024년에는 50만달러에 이르겠지만, 그 사이 난기류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비트코인의 패러디로 만들어진 도지코인 등에 반영되고 있는 투자 광란을 문제 삼았다.

노보그라츠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글로벌의 나스닥 상장이 도지코인에 대한 광풍을 부채질했다며 결국 끝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시장이 코인베이스 직상장에 너무 흥분했다"며 도지코인 같은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한 것은 시장이 너무 한쪽으로 쏠렸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결국 탐욕을 배경으로 한 'FOMO'(fear of missing out)발 랠리의 위험성을 경고한 셈이다. FOMO는 좋은 기회를 놓칠까봐 갖게 되는 공포다.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자 소외되지 않으려는 이들이 덩달아 몰리면 가격이 더 뛰지만, 탄탄하지 않은 기반은 무너지기 쉽다는 얘기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14일 나스닥시장에 데뷔해 지난 주말 종가 기준 시총 680억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모회사인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보다 높은 몸값이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노보그라츠는 대표적인 암호화폐 강세론자다. 암호화폐 투자업체인 갤럭시디지털홀딩스를 이끌고 있다.

◇"규제 강화 어쩌나"...근거는 미약하지만 'FUD'

FOMO보다 FUD(fear, uncertainty and doubt)를 문제 삼는 이들도 있다. FUD는 말 그대로 공포, 불확실성, 의심을 말한다. 최근 암호화폐시장에서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지만, 미국 재무부를 비롯한 당국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재무부가 암호화폐 관련 돈세탁을 단속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 것도 이날 비트코인 가격에 부담을 줬다고 지적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2월 말 한 콘퍼런스에서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발언을 했을 때도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장 문턱까지 고꾸라졌다.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 우려에는 근거가 아주 없지는 않다.

블룸버그는 각국 정부가 암화화폐의 투자 저변이 확대된 만큼 암호화폐 관련 리스크를 전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1월 비트코인이 수상쩍은 사업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며, 범죄 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을 표적으로 삼을 것임을 예고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오는 30일부터 암호화폐를 지급수단으로 쓰지 못하게 했고, 인도는 암호화폐를 금지하고 이를 거래하거나 보유하는 이들에게 벌금을 물리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최근 한 회견에서 "암호화폐는 진짜 투기수단"이라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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