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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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투자 큰손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전제 아래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을 권하고 있다. 다만 최선의 투자전략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코로나백신發 증시 '대전환'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 자산운용, 피델리티인터내셔널, 프랭클린템플턴 같은 투자 거물들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경제 봉쇄(록다운) 조치가 잇따르고 있지만, 효과적인 백신이 향후 2년에 걸쳐 집단면역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투자지형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은 이미 시장에 변화를 일으켰다. 사회적 거리두기, 록다운 조치로 저평가됐던 경기민감주들이 증시 랠리를 주도하게 된 게 대표적이다. 

미국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전날 사상 처음 3만선을 돌파한 것도 에너지, 금융주 등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들의 기세 덕분이었다. 뉴욕증시의 에너지와 금융주는 이달 들어서만 각각 40%, 20%가량 뛰었다.

뉴욕증시뿐 아니라 글로벌 증시도 11월에 월간 기준 최고 상승세를 뽐낼 태세다. 아시아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한창이던 2009년 이후 최고 성적이 기대된다.  

다우지수 추이[자료=야후파이낸스]
다우지수 추이[자료=야후파이낸스]

◇"여행·항공·숙박 다시 뜬다"

다만 '포스트 코로나' 투자전략에 대해서는 투자 큰손들이 저마다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팬데믹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여행, 항공, 숙박 관련 업종에 대한 매수를 권했다. 

이 회사의 타이 후이 수석 아시아 시장전략가는 "주식시장 로테이션이 향후 몇 개월간 투자자들의 논의를 장악할 것"이라며 "백신 개발에 대한 잠재적인 호재를 누릴 수 있도록 자산배분을 다양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로테이션은 주도주의 급격한 전환을 뜻한다. 팬데믹 사태가 한창일 때는 록다운 조치 등의 반사이익을 누린 기술주가 시장을 이끌었다면, 백신 개발 기대감은 그동안 외면받았던 경기민감주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 특히 JP모건 자산운용이 특정한 여행, 항공, 숙박 관련 업종은 코로나19 사태로 크게 저평가된 만큼 기대 수익도 높다.

◇"백신 최대 수혜지역은 유럽"

피델리티는 특정 업종이나 종목보다 지역에 주목했다. 특히 팬데믹 사태 초기부터 충격이 컸던 유럽의 회복세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회사의 살만 아흐메드 거시·전략 자산배분 책임자는 피델리티가 유럽에 대한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꾼 건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큰 압력 아래 있는 나라들이 믿을 만한 백신으로부터 가장 큰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며 유럽이 그렇다고 지적했다.

유럽 주요 증시를 반영하는 스톡스유럽600지수는 백신 개발 기대감이 폭발하기 시작한 지난 9일 이후 7% 넘게 올랐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지난 9일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3상 임상 중간 분석에서 90%의 예방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스톡스유럽600지수[자료=야후파이낸스]
스톡스유럽600지수[자료=야후파이낸스]

◇"아시아 더 지켜봐야"

프랭클린템플턴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이다. 코로나19 백신이 널리 쓰이기까지는 얼마간 시간이 필요한 만큼 아시아지역에서 섣불리 발을 뺄 게 아니라는 것이다.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주식 부문 책임자는 "서구권 나라들이 백신을 기다리는 동안 아시아는 경제가 온전히 작동하는 데 따른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는 팬데믹 사태에 상대적으로 잘 대응해 미국이나 유럽보다 피해가 덜했다. 덕분에 팬데믹 공포를 피하려는 이들의 투자 수요도 컸다. 피델리티의 아흐메드는 아시아지역이 바이러스를 통제한 덕분에 시장 수익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백신 개발이 성공하면 아시아에서 인도와 인도네시아 증시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인도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계 최대인 미국 다음으로 많고,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를 냈다. 

◇"고무장갑이 백신 수혜주"

투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에 따른 세계 경제 정상화 시점도 서로 달리 봤다. 프랭클린템플턴의 도버는 내년 하반기는 돼야 할 것으로 예상했고, 로스 캐머런 노스케이프캐피털 머니매니저는 2023년 말에도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이들이 백신을 맞지 못할 것으로 봤다.  

캐머런은 "시장이 글로벌 백신 공급에 속도에 대해 너무 낙관적"이라며 "많은 시간과 돈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톱글러브코프 주가 추이[자료=야후파이낸스]
톱글러브코프 주가 추이[자료=야후파이낸스]

다만 그는 백신 접종으로 고무장갑 생산업체들이 큰 수혜를 볼 것이라며, 자신도 고무장갑 관련 종목들에 지난 10년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고무장갑 수요가 적어도 향후 2년 동안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최대 고무장갑 생산업체인 말레이시아의 톱글러브코프(Top Glove Corp) 주가는 올 들어 4배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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