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시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사진=CNBC 화면 캡처]
제레미 시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사진=CNBC 화면 캡처]

증시 낙관론자로 유명한 제레미 시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가 내년이 증시에 "매우 좋은 해"(very good year)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①기록적인 수준의 유동성 ②예상보다 나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전 ③미국 대통령·의회선거 결과 등 세 가지 호재가 내년 증시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봤다.

◇유동성·코로나19 백신·美선거 증시에 호재

시겔 교수는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의 스쿼크박스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 세 가지 요인이 현재 기록적인 증시 랠리를 떠받치고 있다며, 내년에도 증시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시겔 교수는 우선 투자자들로부터 기록적인 규모의 유동성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기서 유동성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늘린 몫이 아니라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등 M1 통화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시겔에 따르면 M1 통화 공급량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본격화한 3월 초 이후 44% 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례 없는 일이라고 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에 투자자들은 그동안 억눌러온 유동성을 풀어내고 있다. 시겔 교수는 내년에 경제가 본격적으로 재개되면 투자·지출이 크게 늘어나 증시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선거 결과도 내년 증시에 호의적이라고 봤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나간 무역정책"(the crazy trade policies)을 피하고,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해 바이든 행정부의 증세를 제한하게 되면 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겔 교수는 또 기업들이 내년에 기대 이상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지금처럼 낮은 세상에서는 자산으로서 주식을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우지수 추이[자료=야후파이낸스]
다우지수 추이[자료=야후파이낸스]

◇장기 강세장 전망..."4~5년 내 다우 4만 돌파"

시겔은 1994년에 낸 베스트셀러 '주식에 장기투자하라'(Stocks for the Long Run)라는 책에서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강세장을 전망했다. 그런 만큼 단기적인 변동성을 극복하고 주식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들여 오래 보유하는 게 최선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3000선에 불과했던 다우지수는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1999년 3월 사상 처음 1만선에 도달해 2017년 1월 2만선을 넘기까지 18년이 걸렸다. 

시겔은 2015년 말에 다우지수가 2만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예상은 빗나갔지만, 다우지수는 최근 2만선에 도달한 지 4년도 안 돼 3만선을 꿰뚫었다. 시겔의 장기 강세장 전망을 뒷받침한 셈이다. 

시겔 교수는 올 초 다우지수가 4~5년 만에 4만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주가 수준이 저평가되거나 고평가되지 않고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