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반도체 불장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임원 각각 5명, 3명 주식 매도
삼전 임원 1명 제외 모두 8만전자 하단, SK하닉은 34만원 이전에 현금화
9월 들어 반도체 업종이 '불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원들은 오히려 고점 이전에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8만5400원, SK하이닉스는 35만7500원을 기록한 반면, 임원들은 대부분 이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하면서 현금을 챙겼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에서는 총 5명의 임원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했다. 이들이 현금화한 금액은 모두 약 3억8800만원에 달한다.
지난 22일 박상훈 상무가 보유 주식 1248주를 8만500원에 팔아 1억100만원을 확보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임원들은 모두 7만원대에서 매도를 마쳤다. 윤영조 부사장은 18일과 16일 각각 7만4700원, 7만7500원에 총 1378주를 매도해 약 1억600만원을 현금화했다.
서형석 부사장도 18일 7만7300원에 1300주를 처분해 1억100만원을 확보했다. 박형신 상무는 15일 주당 평균 7만7600원에 761주를 팔아 약 5900만원을, 박호우 상무는 16일 7만5400원에 282주를 팔아 2100만원을 손에 넣었다.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박형신 상무와 윤영조 부사장은 1000만원 이상, 나머지 임원들도 수백만원의 기회비용을 놓쳤다. '8만전자' 돌파 직전 매도해 불장 랠리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SK하이닉스 임원 3명도 9월 들어 총 5억3000만원을 현금화했다. 이들의 매도가는 모두 34만원 선을 넘기기 전이었다.
손상호 담당은 9월 15일 주당 평균 32만7500원에 790주를 팔아 2억5900만원을 확보했고, 12일 박수만 담당은 33만8000원에 369주를 팔아 1억2500만원을 챙겼다. 같은 날 박명수 담당 역시 주당 33만4000원에 450주를 처분해 1억5000만원을 현금화했다. 하지만 불과 며칠 사이 주가가 35만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이들이 놓친 차익은 최소 1000만원에 달한다.
최근 메모리 업황 회복과 AI 투자 붐으로 반도체 대장주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쓰는 상황에서 임원들의 보유 주식 매도는 시장에 부정적인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
다만 증권업계가 반도체 빅2 기업들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주가 하락 우려보다 상승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10만전자'를 넘어 11만전자까지 제시됐고, SK하이닉스 역시 50만원에 근접한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로 11만1000원을, KB증권·IBK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은 11만원을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10만5000원, 흥국·신영증권은 10만원을 내놨다. SK하이닉스 역시 SK증권이 기존 30만원에서 48만원으로 60% 상향했고, KB증권은 46만원을 제시했다.
해외 전망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견을 기존 '시장 평균(in-line)'에서 '매력적(attractive)'으로 상향했다. 인공지능(AI) 성장이 새로운 기술 사이클을 주도하면서 내년부터 메모리 시장에서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