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양도세 대주주 기준 유지 발표에 매수세 유입
금융·반도체·지주株 강세, 조선·방산·원전株는 약세
코스피 지수가 3400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정부의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유지한다는 발표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그간 국내 시장을 주도했던 조선·방산·원전(조·방·원)주의 빈자리를 반도체·금융·지주(금·반·지)가 채웠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77포인트(0.35%) 오른 3407.3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12.24포인트(0.36%) 오른 3407.78로 출발한 뒤 등락을 반복하다 3400선을 사수하며 장을 마쳤다. 지난 9월 2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개인이 765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362억원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기관은 2001억원을 매도해 '팔자'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확대 계획을 공식 철회한 게 호재가 됐다. 구 부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추석 민생안정대책 당정협의'에서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함께 대주주 기준 유지가 필요하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조방원 관련주는 부진한 반면 금반지는 상승했다. 조방원은 차익실현 물량 유입이 이유다. 반면 금반지는 정책 되돌림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며 매수세가 유입됐다.
실제 조선주인 한화오션이 -2.92%를 기록했고, HD현대중공업(-2.16%), 삼성중공업(-1.82%) 등이 뒷걸음질 쳤다.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60%를, 현대위아와 LIG넥스원 등도 1~2%대 하락률로 정규장을 마감했다.
금융주인 KB금융(0.50%), 신한지주(1.01%), 하나금융지주(2.82%), 우리금융지주(2.92%)가 올랐고,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19%, 0.30% 뛰었다. 또 지주사인 농심홀딩스가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현대지에프홀딩스(11.81%), 코아시아(10.58%), HD현대(10.44%), HS효성(8.35%), 한화(8.28%) 등이 강세를 보였다.
다만 국내 증시가 그간 초강세를 이어온 만큼 3400선에서 수급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박스권 상향 돌파 후 상승 추세를 유지하는 것이 국내 증시의 특성"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지난주 코스피가 6%대 급등하는 과정에서 차익실현 욕구도 누적된 만큼, 주중 추가 매수 수요와 차익실현 수요 간 수급 공방전이 3400 부근에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와 증권, 은행 등 지난주 폭등한 업종에서 통신이나 자동차, 조선 등 지난주 소외된 업종으로 순환매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대응 전략에 반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이슈가 증시 등락을 결정하는 트리거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코스피 하방 압력 요인으로 작용했던 한미 관세협상이 잔존하는 위협으로 다가왔다"며 "25% 수준의 관세를 여전히 부과받는 상황에서 자동차 및 조선 등 관세 협상 수혜 업종들이 이날 일제히 하락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 11일 한국이 3500억달러를 직접 투자하는 내용의 협정을 수용하거나 25% 수준의 관세를 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강 연구원은 "양측 모두 양보하기 어려운 협상에서 한국의 외교 대표단이 어떻게 난국을 파헤쳐 나갈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