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신용융자 잔액 22조3000억원 돌파
금투업계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 전망"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자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융자 잔액도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시 반등 기대감 속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레버리지 자금'이 연일 늘어나고 있다. 증권업계는 국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빚투' 규모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2조34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거래일(22조2536억원)보다 887억원 늘어난 수치며 역대 최고치다. 올해 6월 12일 18조8500억원 수준이던 잔액은 불과 3개월 만에 2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8월 말까지는 21조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9월 들어 22조원을 안정적으로 웃돌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최근 코스피가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반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거래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레버리지 자금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67포인트(0.90%) 오른 3344.20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세운 종가 기준 사상 최고 기록(3314.53포인트)을 하루 만에 새로 쓴 것이다.
지난 2일 이후 코스피 지수는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승률은 6.40%(201.27포인트)에 달한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조6301억원, 2조118억원을 순매수 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최근 상승세를 이어오던 AI, 정부 정책 기대감은 이슈 소화 이후 약해졌으나 방산주, K-푸드 등의 업종으로 상승세 전이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상승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증시의 강세를 전망중에 있어 빚투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장기 전략은 가계 자산 비중 변화를 통한 금융시장 중심으로의 구조 전환"이라며 "코스피의 레벨 상승은 가계 자산 머니무브를 위한 상징적 목표치로 간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스탠스에 대한 우려는 존재하나 구조적 목표를 고려하면 연말 지수는 3000포인트 이하보다는 사상 최고치 이상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9월 코스피는 3000~3300포인트 밴드 내에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올해 말에는 코스피 지수가 3500포인트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시장 기대와 실제 정책 사이의 차이로 단기 금리와 주가가 요동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오히려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 우려를 줄이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효과를 낼 것으로 봤다. 이는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더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김 연구원은 "금리가 점차 안정되면서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높여주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현재 주도 업종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말에는 미국 S&P500 지수가 7000포인트, 코스피가 3500포인트에 안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상승할수록 레버리지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도 늘어난다"면서 "빚내 투자에 나서는 투자 규모 역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