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뮤지엄서 강이연 작가 전시 개최
인간과 기술의 '얽힘' 주제의 미디어아트
신세계스퀘어서도 상영…K-콘텐츠 공공화 실험

강이연 작가의 미디어아트 '얽힘' 전시 /사진=김현정 기자
강이연 작가의 미디어아트 '얽힘' 전시 /사진=김현정 기자

지난 4월 개관전으로 1930~1950년대 서울 남대문 일대와 신세계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록사진전을 열었던 신세계백화점 더헤리티지가 두 번째 전시로 강이연 작가의 작품을 선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 4층 '헤리티지 뮤지엄'에서 다음달 말까지 강이연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29일 기자가 가보니 전시 공간에 설치된 거대한 미디어 아트 단일 작품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번 전시는 '얽힘'(Entanglement)을 주제로 인간과 비인간, 기술과 생명 간의 경계와 상호작용을 미디어 아트로 풀어낸다. 

강 작가는 현실과 가상, 자연과 인공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대한 문제 제기를 지속해 온 미디어 아티스트로, NASA와 구글 협업 프로젝트를 비롯해 다양한 글로벌 전시에 참여한 바 있다. 2020년 방탄소년단과 전 세계 현대미술 작가들이 협업한 'CONNECT, BTS' 프로젝트에 한국 작가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전시에서는 인간과 기계를 상징하는 두 개의 스크린이 암실 공간 내에서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며, 각각의 파트가 상호작용하는 6분 길이의 영상이 반복 재생된다. 관객은 공간을 오가며 분리될 수 없는 관계, 이질적 요소의 융합 과정을 공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 작품은 미디어 설치 형식으로, 움직임과 멈춤이 반복되는 스크린 연출을 통해 몰입도를 높였다. 스크린 간 위치와 시점, 전개가 유기적으로 얽히며 관람자 스스로 이분법 구조와 기술 발전 속 인간의 위치에 대해 질문하게끔 유도한다.

강이연 작가의 AI 생성 툴을 활용한 플로터 드로잉 /사진=김현정 기자
강이연 작가의 AI 생성 툴을 활용한 플로터 드로잉 /사진=김현정 기자

유료전시지만 무료로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은 9월 5일까지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부 대형 전광판인 '신세계스퀘어'에서도 함께 상영된다. 이 상영은 강이연 작가가 초대형 LED를 통해 선보이는 첫 사례로, 신세계는 이를 통해 예술의 공공화를 실현하고 'K-콘텐츠 허브'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헤리티지 뮤지엄 공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전통성(건축유산)을 바탕으로 하여 가장 현대적인 전시를 통해 더 헤리티지가 전통과 미래 모두를 관통하는 공간을 보여주고 싶어 미디어아트 전시를 후속 전시로 택했다"며 "전통과 역사를 부각하는 개관전과 대비되면서도 공간의 또 다른 속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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