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노노샵, 20일 '한글과자 설립자들과의 만남' 행사
방송인 니디·타일러, 브랜드 탄생 비화·향후 계획 등 밝혀

'한글과자' 브랜드를 만든 외국인 방송인 니디(좌)와 타일러(우) /사진=김현정 기자
'한글과자' 브랜드를 만든 외국인 방송인 니디(좌)와 타일러(우) /사진=김현정 기자

외국인 방송인 니디와 타일러가 한글 철자 모양으로 만든 '한글과자'가 오리온의 위탁생산(OEM)을 통해 김포공항 롯데면세점에 입점했다. 향후 태국, 미국, 호주, 프랑스 등 해외로의 수출도 준비 중에 있다.

20일 기자가 이태원 노노샵에서 열린 '한글과자 설립자들과의 만남' 행사에 참여하니 외국인 방송인 타일러 라쉬와 인도 사업가 니디 아그르왈이 '한글과자'의 탄생에서부터 최근 현황에 이르기까지 대해 브랜드의 여정을 설명했다.

니디는 "'한글과자'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시장 조사를 하니 의외로 한글과자라고 할 만한 정식 제품이 없었다"며 "젤리나 DIY 제품들이 몇몇 있었지만 이렇게 브랜드화한 건 '한글과자'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글과자'의 첫 시작은 노노샵의 주방이었다. 외국인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가 운영하는 제로웨이스트숍 '노노샵'은 비건 음료와 디저트를 판매하며 용기 낭비를 줄이는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한다. 

니디는 "처음에는 일일이 수작업으로 한글 자모 형태의 틀을 떠서 과자를 구웠다"며 "하루 생산량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홍보 과정도 쉽지 않았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소개됐지만 마케팅 비용 부담에 적극적인 홍보를 이어갈 수 없었다.

다행히 입소문과 SNS 바이럴로 점차 호응을 얻어 이제는 김포공항 롯데면세점에 입점할 정도가 됐다. 여행객 기념품 수요를 노리고 있다.

수작업으로 생산했던 한글 자모 과자도 국내 대표 식품회사 오리온에 OEM 방식으로 생산하게 됐다.

타일러는 "처음엔 생산 공장과 연결되는 것이 힘들었지만 차차 좋은 반응을 얻자 기회가 왔다"며 "오리온이 생산하는 첫 '비건' 과자가 됐다"고 말했다.

맛 개발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메주가루를 섞어 된장 맛까지 시도해봤다.

니디는 "여러 가지 다양한 맛 조합에 도전해보려고 한다"며 "종종 마늘맛을 핫소스에 찍어먹기도 한다"며 활짝 웃었다.

현재 출시된 맛은 마늘맛과 쑥맛, 초코맛이다.

타일러는 "한글날에 출시하는 의미를 살려 마늘맛과 쑥맛을 첫 신제품으로 출시했다"며 "이후 나온 초코맛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한글과자는 2023년 10월 9일 한글날에 첫 출시했다.

사진=SNS 캡처
사진=SNS 캡처

줄리안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니디와 타일러는 한글과자를 활용해 직접 개발한 초성 맞추기 게임으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날 참여자의 수출 계획을 묻는 질문에 타일러는 "여러 국가에서 문의가 오지만 나라별 원재료 표기나 수출 절차가 달라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니디는 "태국에서 출시 준비 중이고 두 달 안에 미국으로 진출할 계획이 있다. 그리고 호주와 프랑스 등지와도 컨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사업가가 된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 니디는 "회사 다닐 때와 달리 내 문제를 다른 사람이 해결해줄 수 없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이라며 "문제가 생기면 해결 방법부터 떠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타일러는 "시장에서의 경쟁에는 한계가 없다"며 "시간의 가치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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