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해 연매출 40조원 돌파(41조2901억원·302억6800만달러)라는 신기록을 썼다. 2010년 설립 이후 불과 14년 만에 유통업계 터줏대감인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연간 판매액(각각 40조6595억원, 37조1778억원)을 모두 앞질렀다. 쿠팡의 급성장 엔진으로 꼽히는 '로켓배송'과 '와우 멤버십' 같은 서비스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시장의 본보기로 자리매김했다.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로켓 파워'를 입증한 쿠팡의 성공 스토리와 미래 전략을 4회(①이커머스 본보기 된 쿠팡 ②'로켓배송' 그 이상 ③이 회사가 사는 법 ④김범석 의장의 '전인미답')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Coupang)은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1조3000억원, 60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 기준 토종 유통 공룡인 신세계그룹(35조6000억원)과 롯데쇼핑(13조9866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쿠팡의 이같은 급성장은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한 공격적인 시장공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점도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
◇"적자 봐도 괜찮아" 4조원 넘는 모험자본이 바탕
쿠팡은 2010년 김범석 이사회 의장에 의해 자본금 30억원으로 시작됐다. 김 의장은 창업 초기 적자 경영을 감수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했다. 2023년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하기 전까지 약 6조원이 넘는 누적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적자에도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했던 이유는 해외의 모험자본을 대거 유치했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 2014년 미국 투자 전문 회사인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로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1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블랙록으로부터 3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이후 2015년에는 손정의 회장이 이끌고 있는 소프트뱅크(SoftBank)로부터 10억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받았다. 이는 당시 국내 스타트업 투자 사상 최대 규모다. 이어 손 회장은 2018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oftBank Vision Fund)를 통해 20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면서 쿠팡은 전국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2021년 뉴욕증시에 상장하기 전까지 쿠팡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약 40억 달러(약 4조4000억원)에 달한다.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은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알린 계기였다. 쿠팡은 2021년 3월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주당 35달러로, 총 46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아시아 기업 IPO 중 네 번째로 큰 규모다.
◇로켓배송과 물류 혁신을 통한 독주체제 구축
쿠팡 경쟁력은 2014년 도입된 로켓배송과 물류 혁신에서 비롯된다. 로켓배송은 주문 다음 날 배송을 보장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이후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경쟁업체와 초격차 행보를 보였다. 2024년 기준 쿠팡의 활성 고객 수는 2280만명에 달한다. 국민 절반이 쿠팡을 이용하는 셈이다.
물류 인프라 역시 쿠팡 성장의 핵심이다. 김 의장은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물류와 기술 혁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실제로 2021년 이후 전국 물류센터 확충과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었으며 이는 2023년 첫 흑자 전환의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쿠팡은 지난해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7년까지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뜻하는 '쿠세권'을 현재 전국 70%에서 88% 이상으로 늘려 5000만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내놓은 바 있다.
글로벌 확장도 눈여겨 볼만하다. 쿠팡은 2022년 대만에 로켓배송을 도입하며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고, 2023년에는 명품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인수해 고급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점유율은 2024년 기준 22.8%로 1위를 질주중이다. 쿠팡은 올해 시장 점유율을 최대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