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해 연매출 40조원 돌파(41조2901억원·302억6800만달러)라는 신기록을 썼다. 2010년 설립 이후 불과 14년 만에 유통업계 터줏대감인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연간 판매액(각각 40조6595억원, 37조1778억원)을 모두 앞질렀다. 쿠팡의 급성장 엔진으로 꼽히는 '로켓배송'과 '와우 멤버십' 같은 서비스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시장의 본보기로 자리매김했다.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로켓 파워'를 입증한 쿠팡의 성공 스토리와 미래 전략을 4회(①이커머스 본보기 된 쿠팡 ②'로켓배송' 그 이상 ③이 회사가 사는 법 ④김범석 의장의 '전인미답')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빠른 배송으로 대표되는 쿠팡의 강점이 이제는 단순한 속도를 넘어 다양한 서비스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재 쿠팡은 신선식품부터 명품, 가구, 가전, 자동차용품 등 폭넓은 카테고리를 아우르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제품을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2018년 신선식품 새벽배송 '로켓프레시'가 도입되었으며 이후 2020년에는 당일배송 서비스가 추가됐다.
또한 쿠팡이츠를 통한 음식 배달,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까지 확장하며 '쿠팡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배달 시장에서는 배달의민족·요기요와 경쟁하면서도, 기존 쿠팡 고객층과의 강한 연계를 통해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와우 멤버십도 지속적으로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무료배송과 빠른 배송은 기본이고 쿠팡플레이 무료 이용·할인 쿠폰·전용 이벤트 등을 추가하며 충성 고객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배송의 신세계'…차별화된 물류 전략
쿠팡이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핵심은 강력한 물류 인프라다. 쿠팡은 전국 여러 지역에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며, 특히 김천 첨단물류센터가 올해 9월에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는 경상북도와 김천시 일대에 로켓배송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쿠팡은 지난해 광주 풀필먼트센터와 남대전 풀필먼트센터를 준공한 바 있다. 현재 부산 강서와 경기 이천 물류센터는 내년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며, 충북 제천 물류센터는 올해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내년까지 쿠팡이 전국에 보유하게 될 물류센터는 총 9곳이다.
쿠팡은 2026년까지 약 3조원을 투자해 물류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쿠팡의 로켓배송 가능 지역은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에서 2027년에는 230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물류센터와 서브허브(미니 물류센터)를 포함하면 쿠팡의 누적 투자금액은 총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물류 인프라 확장은 쿠팡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로켓배송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쿠팡은 또한 경남 김해에 새로운 물류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19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물류센터는 남해안 지역의 로켓배송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이 기대된다.
쿠팡은 다양한 배송 옵션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로켓배송은 주문 후 다음 날 도착을 보장하는 빠른 배송 서비스로 비회원도 이용할 수 있으며 1만9800원 이상 구매시 무료로 제공된다. 로켓프레시는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송하는 서비스로 주로 오전 7시 전까지 문 앞으로 배송된다. 이 서비스는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제공되며 최소 주문 금액이 1만5000원 이상이어야 한다.
쿠팡은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재고·배송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AI 알고리즘은 재고, 상품 위치, 배송 경로 등을 고려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예측하고 작업을 할당한다. 또한 피킹 로봇과 자동 포장기 등 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물류센터의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 혁신 덕분에 쿠팡은 고객들에게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쿠팡은 2023년부터 친환경 물류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전기차·수소차 도입, 탄소중립 물류센터 구축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며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성장 전략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진출…'한국의 아마존'에서 '세계의 쿠팡'으로
쿠팡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6월에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해, 도쿄 지역에서 식품 및 일상용품의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서비스는 10분 이내에 배송이 가능한 '퀵 커머스' 형태로 운영됐다. 그러나 높은 운영 비용과 일본의 강력한 편의점 문화, 고령화 인구 구조 등으로 인해 2023년 3월에 일본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월, 쿠팡은 일본 시장에 다시 진출하며 쿠팡이츠가 도쿄의 미나토 지역에서 '로켓 나우(Rocket Now)'라는 식품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쿠팡의 첫 번째 해외 식품 배달 서비스로 이전의 퀵 커머스 서비스와는 달리 식품 배달에 집중해 운영 비용을 줄이고 있다.
대만에서는 2021년에 진출해, 2022년 10월에 로켓배송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대만 시장에서는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이며 현지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특히 타오바오·쇼피 등 기존 강자들과 차별화된 '빠른 배송'과 '프리미엄 서비스'를 무기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AI·자동화…미래를 향한 혁신 가속
쿠팡은 AI와 자동화 기술을 적극 도입해 혁신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물류센터에서는 로봇과 AI 기술을 활용해 자동화된 분류, 포장, 출고 시스템을 운영하며, 기존보다 효율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피킹 로봇(AGV)은 주문된 물건을 작업대까지 빠르게 전달하며, 자동 포장 기기(오토 배거)는 포장 과정을 간소화한다.
쿠팡의 AI 알고리즘은 고객 주문시 재고 위치와 배송 경로 등을 고려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예측하고 작업자에게 알린다. 이를 통해 작업자는 최적의 동선으로 배송할 제품을 찾을 수 있다. 또한 AI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어떤 제품을 언제 주문할지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전 재고 배치 및 공급망 최적화를 실현한다.
쿠팡플레이에서도 AI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포츠 중계에 AI를 도입해 실시간 경기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고 선수들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추적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는 AI 챗봇과 음성 인식 기술을 활용한 고객 서비스 자동화도 계획 중이다.
쿠팡의 AI 기술은 고객센터에서도 활용되며 AI 상담원 매칭 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즉시 상담원을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기술 혁신 덕분에 쿠팡은 고객들에게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